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이 신·변종 감염병 등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기반 확보에 착수한다. 생명 분야를 대표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으로서, 백신 개발 분야에서 선도적인 국가거점 역할을 수행한다.
생명연은 이를 위해 내년부터 8년 동안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및 원천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mRNA 백신은 인공적으로 만든 항원 단백질 정보 등 설계도를 이용한다. 투여시 세포 내 항원이 과발현돼 면역 활성화, 면역기억 형성이 이뤄진다. 코로나19를 비롯한 신·변종 감염병 백신 주권을 확보하고 바이오신약 혁신기술을 창출하려면 관련 기술 확보가 필수다. 정부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우리나라는 관련 기술 연구개발(R&D)이 초기 단계다.
신약개발 플랫폼은 항원이나 유전정보 등을 바꿔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뜻한다. 이를 확보하면 다양한 타깃의 백신을 보다 빨리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생명연은 △mRNA 구조체 △mRNA 생산 및 전달 △mRNA 의약품 후보물질 효능 및 안전성 검증 원천기술을 연구한다. 내년부터 2024년까지 과제는 1단계로, 타깃과 항원을 선정하고 mRNA 구조체, 전달체 원천기술을 개발한다. 2단계(2025~2027년)에서는 확립한 원천기술을 융합하고 최적화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이후 2029년까지 3단계에서 성과물에 대한 효능을 평가한다. 각 과정에서는 도출 물질이 안전성을 갖췄는지 수시로 확인한다.
생명연은 이 활동이 코로나 범용 백신, 추가로 난치암 백신 도출에도 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난치암 백신의 경우 우선 폐암·췌장암을 목표 암종으로 생각하고 있다. 초저온 저장·유통 등 1단계 mRNA 백신이 가진 문제점 극복도 추진한다.
지금으로는 부가적인 목표지만 플랫폼 및 원천기술 확보 과정에서 후보물질 도출과 관련 기술창업도 일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한 국내외 기관 협력도 준비 중이다. 출연연인 안전성평가연구소, mRNA 백신 기술력을 갖춘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와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차현주 생명연 항암물질연구센터장은 “mRNA 신약개발 플랫폼과 원천기술을 확보해 새로운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 빠르게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확립하겠다”며 “갈 길이 멀고 장벽이 높지만 출연연으로서 역할을 다해 국가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