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닷컴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거래액 확대를 위해 온라인 주문 처리량을 늘리고 오픈마켓 비식품 카테고리 강화에도 매진한다. 상장 전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13만건 수준인 일 최대 주문처리량(케파)을 연내 16만건으로 20%가량 확대한다. 우선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운영시간을 확대해 배송 케파를 1만건 늘리고, 이마트 점포 피킹·패킹(PP)센터에서 담당하는 배송도 2만건 확대한다. 이를 통해 연내 3만 케파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기존점 리뉴얼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규모 물류센터 확보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점포 후방 배송기지를 확대해 급증하는 주문 수요를 충당하겠다는 계산이다. PP센터는 이마트 점포 안에 있는 별도 온라인 주문 처리 공간이다.
현재 SSG닷컴은 전국 110여 이마트 매장에서 PP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부터 이마트 점포 리뉴얼에 맞춰 PP센터 면적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자동화 물류 장비가 설치된 대형 PP센터를 13개 더 확충할 계획이다.
온라인 물류센터 네오도 둘째·넷째주 일요일에 가동을 시작한다. 기존에는 PP센터 휴무에 맞춰 네오 물류센터도 운용을 멈추고 설비 정비만 해왔다. 이를 통해 일평균 물류 케파가 커지면 SSG닷컴 신선식품 거래액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비식품 카테고리에도 물류 투자를 강화해 150만 품목수(SKU) 상품의 익일배송에 나선다. 장보기에 특화된 쓱배송이 아닌 비식품은 오픈마켓을 통해 거래액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1일부터는 뷰티·생활주방·유아동 등 일부 생필품 카테고리의 오픈마켓 판매를 허용했다.
SSG닷컴은 4월 오픈마켓에 진출하며 이마트와 판매가 겹치는 일부 품목은 판매를 금지했다. 그러나 오픈마켓 도입 후 취급 상품 수가 5배 가까이 늘며 효과가 나타나자 카테고리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오픈마켓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식품과 명품 카테고리 입점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 같은 행보는 SSG닷컴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함이다. SSG닷컴은 최근 주요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늦어도 다음 달 안에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IPO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증시에 입성할 전망이다.
SSG닷컴은 2019년 별도법인으로 설립 당시 몸값을 3조원 수준으로 인정받았다. 이번 상장에 성공하면 기업가치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은 기간 몸값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선 몸집을 더 키우는 것이 유리하다.
SSG닷컴의 상반기 총 거래액(GMV)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어난 2조5806억원이다. 올해 목표 거래액 4조8000억원 달성은 무난하지만 2023년 10조원을 달성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 거래액 확대를 위한 물류 인프라 강화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SSG닷컴의 IPO가 가시화된 만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행보도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몸값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시장 점유율을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는 만큼 물류 케파 확대와 마케팅에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