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 증설에 3조3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오는 2024년 3월 말까지 투자를 단행, 파주 P10 공장에 6세대 유리기판(1500㎜×1850㎜) 기준으로 월 1만5000장 규모의 생산라인을 확충한다. 투자가 완료되면 LG디스플레이의 OLED 생산 능력은 월 6만장까지 늘어난다.
주목되는 것은 LG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가 오랜만에 재개된다는 점이다. TV용 대형 OLED 패널에 이어 스마트폰과 정보기술(IT) 기기에 주로 탑재되는 중소형 OLED 수요처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애플의 아이패드에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그동안 아이폰에 한정한 OLED 패널 탑재를 태블릿과 노트북 등으로 확대하는 움직임에 화답하기 위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도 아이패드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계는 중국 업체에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내주면서 위기론이 제기돼 왔다. 이번 사례를 통해 OLED 시장에서만큼은 아직 경쟁력이 있음을 확인시켰다. 결국 기술 초격차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아직 OLED 패널을 안정적으로 생산·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뿐임은 기정사실이다.
앞으로 OLED 시장에서도 중국을 비롯한 경쟁업체의 추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결국 차세대 기술과 양산 경쟁력에서 누가 우세하느냐에 따라 시장을 누가 선도할지 판가름날 것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는 치열한 선행 기술 개발과 함께 전방산업 수요를 끊임없이 창출해 나가야 한다. 후방산업계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와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탄탄하게 다지는 것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초격차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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