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과 T커머스 업계가 2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동기 대비 TV홈쇼핑은 수익성이 뒷걸음질 치고 T커머스는 도약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 수혜를 온 몸으로 받았지만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소비가 늘어나면서 쪼그라들었다. 반면 T커머스는 라이브커머스 등 모바일 분야를 강화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지속적인 매출 증가로 몸집도 키우고 있다.
◇TV홈쇼핑, 성장 제자리 또는 뒷걸음
업계에 따르면 CJ ENM의 커머스 부문인 CJ온스타일은 올해 2분기 매출 3574억원, 영업이익 299억원, 취급고 94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0% 감소했다. CJ온스타일 출범을 위한 모바일 전환에 집중하면서 TV 취급고는 8.6% 줄어들었다.
GS리테일과 합병한 GS홈쇼핑(별도)은 매출액 317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317억원으로 23.6% 감소했다. T커머스 채널 성장으로 전체 취급액은 1조1772억원으로 3.8% 늘었지만 송출 수수료와 마케팅비, 합병 비용 등으로 수익성은 부진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 2분기 작년 대비 4.9% 증가한 273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10억원으로 같은 기간 18.1% 감소했다. 취급고는 작년 동기 대비 4.6% 늘었지만, 송출 수수료는 31억원, 판관비·IT운영비 등은 지난해보다 6% 증가했다.
TV홈쇼핑의 실적 부진 공통점은 치솟는 송출 수수료에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송출 수수료는 2조234억원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TV홈쇼핑업체들의 방송 매출액 가운데 절반이 넘는 53.1%를 차지했다. 매출이 정체된 상태에서도 수수료 비용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올해 송출 수수료도 지난해와 비슷한 20% 인상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출 수수료 부담으로 홈쇼핑 대신 모바일과 라이브커머스에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성과는 크지 않다.
◇진격의 T커머스, 본격 성장세 올라탔다
T커머스 업계 '빅3'로 불리는 SK스토아, K쇼핑, 신세계TV쇼핑은 모두 지난 2분기 매출이 나란히 급증했다.
SK스토아의 올해 2분기 매출은 781억원, 영업이익은 7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1.5%, 5.7% 증가한 수치다.
K쇼핑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35.2% 증가한 701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신세계TV쇼핑도 같은 기간 매출 635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했다.
T커머스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이유는 시장 자체가 이제 막 크기 시작한 산업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T커머스 업체 모두 연간 흑자를 거둔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한국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T커머스 시장 규모는 5조4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6년 9977억원 대비 5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T커머스 업체들은 이런 기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상품군 확대 및 모바일·라이브커머스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SK스토아는 클라우드 기반 'SK스토아ON' 운영 및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라이브커머스로 승부수를 띄운다. 올해 하반기 스토아ON 2.0을 선보이고, 인터파크·롯데온 등 모바일 제휴처를 확대한다. 다음달 말 디지털 스튜디오 2.0 구축 완료를 목표로 잡았다.
K쇼핑은 모바일과 TV애플리케이션(앱) 동시 라이브방송을 선보이면서 고객 쇼핑 경험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가입자 900만명이 넘는 올레tv에서 황금채널인 12번을 확보하며 채널 경쟁력도 확보했다. 합병 법인인 KT 알파(alpha)는 다양한 커머스 신성장사업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TV쇼핑은 지난 2월 T커머스 최초로 냉장냉동 물류센터와 온라인상품 물류센터를 오픈했고 4월 반품택배 당일 회수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하반기 비대면 흐름에 맞춰 보다 고도화된 배송서비스 도입에 집중한다. 모바일방송 '신세계TV쇼핑 라이브' 확대 운영도 계획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성이 큰 T커머스가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TV홈쇼핑보다 실적 흐름이 좋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면서 “향후 쇼핑 패권을 쥐고 있는 MZ세대 공략을 위한 라이브커머스 등 다양한 투자가 업계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TV홈쇼핑업체 2분기 실적(자료:금감원, 각 사)
◇주요 T커머스업체 2분기 실적(자료:금감원, 각 사)
◇주요 T커머스업체 차별화 전략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