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발전공기업 수익을 좌우하는 계통한계가격(SMP)가 상승했음에도 발전공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하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가 상승했고,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인한 석탄발전 폐지가 실적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 발전공기업은 올해 하반기 정산조정계수를 조정하면 지난해와 같은 적자상황이 발생할까 우려한다. 내년 석탄발전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 경영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9일 한국수력원자력을 제외한 발전공기업 5곳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동서발전과 서부발전 외 발전공기업 3곳은 지난해보다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SMP가 지난해보다 상승하면서 발전공기업 실적 개선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지만 과반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부진한 셈이다.
SMP는 한전이 발전공기업이나 민간 발전사에서 구매하는 전력 가격이다. SMP가 상승하면 한전이 실적에 부담을 받고, SMP가 하락하면 발전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1월에는 평균 SMP가 ㎾h 당 84.5원이었다가 지난해 11월에는 ㎾h 당 49.8원까지 폭락해 발전공기업 대부분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SMP가 ㎾h 당 83.1원(6월 기준)까지 회복했다.
구체적으로는 동서발전이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흑자전환하면서 발전공기업 중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 1조9631억원·영업손실 466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매출 2조1508억원·영업이익 1122억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서부발전도 올해 상반기 흑자로 전환했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 1조7853억원·영업손실 614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매출 2조1167억원·영업이익 125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대됐다.
두 발전공기업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특히 부침을 겪었던 곳들로 일정부분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다른 발전공기업은 일제히 경영실적이 악화됐다. 주요 수익원이던 석탄발전 설비가 폐지되는 등 에너지전환에 따른 수익 감소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가 등 연료비가 대폭 상승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발전공기업도 있다.
중부발전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 2조2810억원·영업이익 115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매출 2조1401억원·영업이익 473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보령화력 1·2호기가 폐지되면서 전력판매량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남동발전 또한 석탄발전소 폐지로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 2조2457억원·영업이익 1171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 2조2443억원·영업이익 914억원을 기록했다. 삼천포화력발전소 1·2호기를 지난 5월 폐지하면서 전력판매량이 줄었다.
남부발전은 올해 상반기 아예 적자로 전환했다. 남부발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3906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127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와 LNG 가격 등 연료비가 대폭 상승했고, LNG 비중이 높은 남부발전은 특히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남부발전은 전체 발전설비 중 LNG 비중이 44%를 차지한다.
발전공기업은 올해 하반기 연료비 상승에 한국전력이 정산조정계수를 조정하면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내년 석탄발전 상한제 시행으로 경영 악화가 더욱 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발전공기업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올해 석탄발전량 제약도 본격화해 전력판매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을 것”이라면서 “하반기 한전이 정산조정계수를 조정하는 것까지 고려해 올해도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발전공기업 상반기 실적 비교(단위: 억원)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