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모델이 제한된 소셜카지노 게임에 기존 웹보드 규제를 함께 적용해서 서비스를 활성화하면 연 5000억원대 시장과 1만여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소셜카지노 게임 유료서비스로 합법화해서 경제효과를 분석한 첫 연구 결과다.
22일 전성민 가천대 교수, 김태경 광운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수행한 '소셜카지노 게임 도입에 의한 웹보드 게임 시장 경제적 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소셜카지노 게임이 고스톱, 포커 등 현행 웹보드 게임 규제를 받아서 합법적인 서비스를 하면 연평균 5153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늘어나는 취업 기회는 1만743개, 총 생산증가효과는 7214억원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불법 온라인 카지노 이용자 감소 효과도 확인했다. 소셜카지노 게임 활성화 1년 뒤 불법 온라인 카지노 이용자의 최대 13.9%가 제도권에 흡수될 것으로 봤다. 소셜카지노 게임은 오프라인 카지노를 모사한 게임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공된다. 오프라인이나 불법 온라인 카지노와 다르게 이용자가 획득한 게임머니는 현금화할 수 없다.
정부는 사행성을 우려, 소셜카지노 게임에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이를 두고 환전 기능이 없는데도 유료 재화를 판매하지 못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같은 도박을 모사한 고스톱, 포커 등이 게임산업법의 웹보드 게임 규제에 따라 수익 모델을 탑재한 것을 놓고 차별 규제로 인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연구 결과에 따라 내년 일몰을 앞두고 재검토에 들어간 웹보드 게임 규제에 소셜카지노 게임을 편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규제 개편 때는 스포츠 승부 예측게임이 편입됐다. 업계는 웹보드 게임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면 이용자 보호 체계를 구축, 일각에서 우려하는 과몰입과 사행화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법도박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대도 막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정부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셜카지노 게임에 수익 모델을 허용하면 사행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도박을 모사한 게임이어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소셜카지노 게임을 주류 장르인 캐주얼 게임의 하나로 인식한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슈타티스타는 세계 소셜카지노 시장이 2019년 49억달러에서 2026년 83억달러로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게임사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더블유게임즈, 넷마블, 네오위즈, 선데이토즈, 넵튠, 엠게임, 원더피플 등이 성장 한계가 뚜렷한 국내 웹보드 시장의 대안으로 소셜카지노 게임에 주목하고 있다. 넷마블은 이달 초 글로벌 소셜카지노 게임업체 스핀엑스를 21억90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세계 소셜카지노 게임 시장은 주요 선두 업체가 전체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업체의 공략 대상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지역이다. 아직 뚜렷한 강자가 없어 한국 기업이 웹보드 게임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뛰어든다면 안정적인 성장과 시장 확장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성민 교수는 “소셜카지노 게임을 이해하는 동시에 국내 게임사의 게임창작 및 배급 기회 제한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면서 “무작정 '안 된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과몰입, 환전 등 부작용을 억제하고 불법 시장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