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절반이 해외 증시행

올해 국내에서 1000억원 이상의 '메가딜'을 성사시킨 스타트업이 10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3곳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특히 절반은 미국 나스닥 등 해외 증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제2의 쿠팡' 탄생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000억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절반이 해외 증시행

올해 7월 말 기준 1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야놀자, 눔, 토스, 티몬, 컬리, 뤼이드, 아이유노미디어그룹, 테라폼랩스, 무신사, 센드버드 등 10곳이다.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1000억원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이 4곳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빠르게 대형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들 기업의 투자라운드는 대부분 시리즈 D~G 단계였다.

10곳 가운데 야놀자, 아이유노미디어, 뤼이드 등 3곳이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2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끌어냈다. 중국 정부의 규제 단속 강화로 신규 투자를 중단하면서 국내 스타트업이 반사이익을 받았다. 이들을 포함해 절반 이상이 기업공개(IPO)를 중·단기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내년, 늦어도 2~3년 내 미국 나스닥 및 홍콩 등 해외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해외 투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해외 증시로 눈을 돌렸다. 눔 경우 한국인이 창업했지만 본사가 미국에 있어 나스닥행이 추진된다.

토스, 컬리, 무신사의 경우 국내 코스닥과 해외 증시를 놓고 다각도로 검토하며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토스의 경우 코스닥과 홍콩 증시 상장을 고민하고, 컬리와 무신사는 국내가 유력하지만 미국 증시 상장까지 가능성을 열어 놓고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증시를 통한 IPO 성공 확률은 더 낮지만 기업가치 평가와 투자자 수익률 등을 고려했을 때 해외 증시 매력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정부가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국내 증시 상장 유도를 위한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어 이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들 10개 기업 가운데 8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1980년대 출생인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개 기업의 CEO는 1970년대생이다.

1000억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절반이 해외 증시행

<표>올해 1000억원 이상 투자 유치한 스타트업 현황(업계 취합)

1000억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절반이 해외 증시행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