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진용)이 코로나19를 비롯한 신종 감염병에 대한 한의학 기반 대응 방안 마련에 착수한다.
한의학연은 올해부터 '신·변종 바이러스 감염질환 대응 한의 범용기술 개발'을 시작한다고 23일 밝혔다.
한의학연은 감염질환 치료제 개발을 역점 추진한다. 질환 전주기에 대응하는 것이 목표다. 무증상 감염기와 경증기에는 각각 감염 전파와 중증 이행을 막고 중증기에는 빠른 회복이 이뤄지도록 한다. 이들이 모두 가능하도록 복합 한약제제를 개발한다.
한의학연은 바이러스 변이주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현 상황에서 한의학이 감염질환 전주기 대응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의학은 감염 초기에는 항바이러스제로 감염력을 줄이는데 집중하고 중기에는 면역 억제제로 과염증반응에 대응하는 등 '타깃' 중심이다.
반면에 한의학은 감염병 진행 단계별 증후(감염에 대항하는 인체 전신 반응) 완화를 목표로 전주기 치료하는 식이다. 여러 한약제를 함께 쓰는 '복합제제'라는 점에서도 전주기 대응에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한의학연은 감염 전 백신 효능 강화 예방제 개발에도 주력한다. 특히 감염 취약군을 대상으로 한 면역능 강화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그동안 연구가 미진했던 감염병 분야에서 한약이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음을 밝히고 관련 예방 보조제 개발까지 진행한다.
후유증 조기 회복 및 건강관리 분야도 연구 목표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19 경우 다발성 장기부전까지 유발할 수 있어 완치 후 일상 복귀가 쉽지 않다. 만성피로나 집중력 장애(건망) 호소 환자도 많다. 이를 관리하는 치료 방법 개발에 나선다.
일부 목표 분야는 이미 연구에 착수했다. 후유증 조기 회복에 관해서는 경희대 한방병원과 함께 지난 7월부터 관련 한약제제 효과 평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전주기 대응 치료제도 비임상 연구부터 이미 시작했다.
한의학연은 한의학을 통한 감염질환 대응이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중국은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태 당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중의과학원 주도로 연구 및 대응에 착수해 감염병을 막는데 전통의학이 일조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마찬가지다.
권선오 한의약융합연구부 책임연구원은 “감염병 방역임상 현장에서 한의자원이 활용될 수 있도록 임상기술 근거확보에 주력하겠다”며 “각종 감염병 관련 한의학 기여 폭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술개발과 관련해 경희대 한방병원은 만19세 이상 성인 중 코로나19 확진 및 완치 판정 후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피로나 건망을 4주 이상 겪은 사람을 대상으로 피험자 모집을 진행 중이다. 관련 문의는 경희대 한방병원(010-7594-0571)으로 하면 된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한의학硏 '한의 범용기술 개발'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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