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로봇업체 뉴빌리티가 다음 달부터 도심지 자율주행 로봇으로 라스트마일 음식 배달 서비스 실증에 나선다. 복잡한 도심 거리에서 실제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은 뉴빌리티가 처음이다. 조만간 주요 편의점과 네네치킨 등 프랜차이즈 업체, 도심 아파트 공간에서 로봇 배달 서비스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뉴빌리티는 오는 9월부터 서울 강남 3구와 여의도, 인천 송도 등 세 곳에서 자사 자율주행 로봇 '뉴비'를 활용해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지금까지 자율주행 배달로봇 서비스는 일부 아파트나 인적이 드문 곳에서만 제한적으로 가능했다. 뉴빌리티의 로봇배달 실증에는 편의점 및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를 비롯해 H사 등 건설사가 함께 참여한다. 내년에는 식음료업계, 골프업체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뉴빌리티의 자율주행 로봇은 라이다(LiDAR) 센서 기반이 아니라 고성능 정밀도를 갖춘 카메라를 이용한다. 사람 움직임, 도로 상황 등을 읽고 예측하는 방식으로 운행된다. 악천후에도 이용할 수 있다. 라이다 센서보다 가격이 낮아 제작비용이 절감됐다. 회사는 배달로봇 플랫폼에 필요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와 로봇의 하드웨어(HW) 기술 스택을 모두 내재화했다. 기술은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 국내 대기업의 인정 아래 협업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실증 작업에서 프랜차이즈 업계가 나서는 데는 가맹점 수익 보전 목적이 크다. 특히 국내 편의점이 배달대행업체에 내는 배달 대행료는 4100~4400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고객이 3000원, 점주와 본사가 1400원을 나눠 부담하는 구조였다면 앞으로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도입했을 때 배달 대행 수수료를 대폭 절감, 가맹점 수익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비대면 소비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배달로봇 도입이 중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뉴빌리티는 오는 2022년부터 음식점 점주 대상으로 배달로봇을 활용한 물류 플랫폼 서비스까지 구상하고 있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이번 실증으로 복잡한 도심지에서도 정확한 위치 추정과 안정적인 자율주행 배달 임무 수행이 가능함을 입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회사는 지난달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수십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보다 앞서 캡스톤파트너스, 퓨처플레이, 신한캐피탈 등으로부터 16억원 규모의 시드·프리A 투자를 받았다. 오는 11월에는 150억~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라운드도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서울과 수도권 음식 배달시장에서 로봇의 역할을 검증할 것”이라면서 “이후 퀵서비스나 마이크로풀필먼트 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일본, 대만 등 해외 진출도 타진하겠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업계 최초로 복잡한 거리서 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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