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관공서를 비롯한 공공기관으로 확산한다. 공공이 신기술을 선제 적용해 민간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해 온 만큼 메타버스 역시 이를 발판 삼아 산업 각 분야로 영역을 넓혀 갈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서비스 홍보, 세미나와 콘퍼런스, 협약식, 기념식, 전시회 등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는 공공기관이 늘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면 거리나 장소 상관없이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단순한 영상회의보다 몰입도를 높여 비대면 행사 효과를 극대화한다. 얼굴을 실사 촬영하고, 매핑을 통해 현실감을 높인다. 모션 트래커를 활용한 모션캡처 기능으로 실제와 같은 움직임 구현이 가능하다.
경북 칠곡군은 '제8회 낙동강 세계평화 문화 대축전'을 메타버스 플랫폼 '인게이지'를 활용,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 군 단위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에서는 처음인 데다 9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최장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전시장과 세미나룸 등 대규모 공간이 메타버스에서 조성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2021년 제1회 디지스트파워 브리지 인 메타버스'를 가상공간에서 개최한다. 27일부터 열리는 창업 박람회로 강연장과 상담 공간이 마련된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최근 인디밴드와 가수를 알리는 '음악 창작 및 메타버스 쇼케이스'를 가상공간에서 열었다. 실제 인물과 가상공간을 혼합하는 '크로마키' 기법을 활용, 메타버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난달 열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간 업무협약식,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저작단 공감영상 제작단' 발족식은 네이버 '제페토'에서 진행됐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대구컨벤션센터, 대형 국립박물관 등도 메타버스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인게이지를 공급하는 디캐릭의 최인호 대표는 26일 “40개 이상 공공기관과 세부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이맘때 3~4건 논의하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메타버스에 관심을 보이는 공공기관은 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와 관련이 깊다. 메타버스를 확산하려는 두 부처의 의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 분야에서의 도입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 분야 사례가 서비스를 확산하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등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