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과서 시장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초등학교 수학·사회·과학 교과서가 국정에서 검정 시스템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에듀테크 기업 아이스크림미디어 등이 시장에 진출, 선후발 업체 간 경쟁이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초등 검정 교과서 심사에 도전한 교육업체들의 확정 결과가 오는 31일 관보에 공고된다. 교과서 업체들이 9월부터 검정 교과서 소개에 나설 계획을 세우면서 업체 간 '물밑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31일 2022학년도부터 일선 학교에서 사용할 초등 3~4학년용 수학·사회·과학 교과용 도서 검정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 9월부터는 검정 교과서 전시본(합격본)이 제작돼 학교별 교과서 선정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학교별 검정 도서 선정은 각 교과협의회 추천과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자문을 거쳐 학교장이 확정하도록 한다. 확정된 검정 교과서는 내년 3·4학년부터 민간업체가 제작한 서책형, 디지털 교과서로 해당 학교에서 쓰이게 된다.
천재교육, 비상교육, 미래엔, 금성출판사, 대교, 아이스크림미디어 등 주요 교육·출판업체 10여개사가 지난 상반기에 심사본을 제출, 합격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결과 발표에 맞춰 미래엔 등 기존 교과서 업체들은 교과서 브랜드 홈페이지와 별도로 운영하는 교수학습지원플랫폼 등에서 교과서를 홍보할 계획이다. 디지털 기업으로는 교과서 사업에 처음 뛰어든 아이스크림미디어도 조심스럽게 관련 홍보를 준비하고 있다.
업체들은 교과서 사전홍보, 이벤트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신고 및 제재가 강력하기 때문에 브랜드와 교과서 특장점을 알리는 수준의 홍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 대신 각 기업가 자체 운영하는 교수학습지원플랫폼을 중심으로 교사 중심 지원이나 프로모션을 확대하는 추세다. '아이스크림'을 비롯해 천재교육 'T셀파', 비상교육 '비바샘', 미래엔 '엠티처', 금성출판사 '티칭허브'와 같은 사이트가 적극 나서고 있다.
초등 교사는 과목별로 운영되는 중학교와 달리 전 과목을 담당하기 때문에 수업자료나 비교과 수업활동에 대한 교사 간 자료 공유가 활발하다. 1개 도서만 제공되던 국정 교과서 체제에서 학교별로 다른 교과서를 사용하는 검정 교과서 체제로 전환되면 수업자료 준비 부담이 한층 늘게 된다. 교수학습지원플랫폼은 교사 부담을 줄이면서 교과서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
교원연수를 제공하는 테크빌교육은 초등 교과서 검정 체제 전환에 맞춰 이번 주부터 인공지능(AI) 기반의 교사 수업 공유 플랫폼 '클래스메이커'를 오픈할 예정이다. 교과서별 차시에 맞는 유튜브 동영상을 큐레이션해 준다. 또 교과서 업체와 협력, 콘텐츠 연계 제공을 강화한다.
김지혜 테크빌교육 티처빌사업부문 대표는 “올 상반기에 6000여명의 교사 대상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 교사의 절반 가까이가 초등 교과서 검정 전환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면서 “하반기에는 교과서 업체들이 홍보활동을 본격화하면 이러한 인식은 점점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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