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제기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중징계 취소 청구소송 1심에서 금융감독원이 패소함에 따라 앞으로 있을 다른 금융회사 제재 수위에도 변화 가능성이 열렸다.
지난 2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강우찬 부장판사)는 손 회장이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낸 징계 취소 청구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제재 사유 5건 중 4건에 대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또 적법한 것으로 인정되는 1가지 사유 한도에서 상응하는 제재를 다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판결 취지를 상세히 파악한 후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판결이 앞으로 있을 금융사 제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내달 초에는 금감원 하나은행 종합검사 결과 조치안에 대한 제재심이 열린다. 라임자산운용·디스커버리·헤리티지·헬스케어 펀드 등 불완전판매 논란을 부른 사례가 포함됐다.
하나은행 제재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제재와 마찬가지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최고경영자를 징계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이번 손태승 회장 1심 판결에서 금감원이 패소함에 따라 하나은행 제재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열렸다.
이 외에 라임·옵티머스 판매와 관련해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박정림 KB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 등에 대한 중징계가 예고돼있다.
금융권에서는 정은보 신임 금감원장 체제를 맞아 검사·감독기조 변화 가능성이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의 제재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7일 열린 온라인 질의응답에서 “신임 금감원장이 말한 것처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법과 원칙에 따른 사후적 제재로 균형감 있게 운영하겠다는 방안을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