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설립 급증…전문인력 확보 '하늘의 별따기'

벤처투자 35조원 규모…5년간 2.25배↑
창투사 174개…전문인력 1231명 불과
상당수 대형 VC에 몰려 '빈부격차' 심화
대학 연계 교육과정 신설 등 고민 깊어져

벤처투자업계가 전문 인력 품귀로 고민이 깊다. 벤처투자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지만 정작 실무에 즉각 투입할 인력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특히 신규 펀드 결성과 벤처캐피털(VC) 설립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형사와 중소형 투자회사 간 인력 '부익부 빈익빈'도 심화하고 있다.

31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창업투자회사에 재직하고 있는 전문인력은 1231명이다. 6월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에 등록된 창투사는 174개로 업체당 평균 재직 전문인력이 7명에 불과하다. 174개 창투사 가운데 121개사가 전체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펀드 운용을 맡은 대표 펀드매니저는 더욱 적다. 전문인력 1200여명 가운데 경력 5년 이상은 400명을 간신히 넘는다. 7년 이상 경력자는 285명에 불과하다. 주요 출자자들은 통상 5~7년 이상 대표 펀드매니저 경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운용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대표 펀드매니저 한 명이 적어도 2~3개, 1000억원 안팎의 벤처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6월 현재 벤처투자시장에서 운용되고 있는 벤처펀드는 총 1188개, 규모는 34조9414억원이다.

벤처투자업계의 인력 확보는 해묵은 과제다. 최근 몇 년 동안 벤처투자 시장으로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지만 즉각 현장에 투입할 인원은 많지 않다.

지난 5년 동안 벤처투자 시장의 총 투자 재원은 15조원에서 35조원으로 약 2.25배 성장했다. 신규 투자 규모는 2016년 6월 9488억원에서 올해 6월 3조730억원으로 5년 동안 4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에 전문인력은 838명에서 1231명으로 47% 증가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신규 인력 상당수가 대형 VC에 유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 1위인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전문인력이 52명에 이른다. 업계 상위 VC의 평균 전문인력은 20명 이상이다. 대형 VC에서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을 수 있는 고경력 심사역이 별도의 창투사를 설립하며 독립한 빈 자리를 신규 인력이 채우는 형국이다.

반면에 중소형사는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 비교적 투자처 발굴에만 집중할 수 있는 대형사와 달리 심사역이 출자자 확보 등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중소형사 업무 특성 때문이다.

한 중소형 VC 대표는 “벤처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경쟁력 있는 전문인력을 찾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면서 “일반 산업계 현장 경험자를 선 채용 후 금융전문 자격을 취득시키는 방식으로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 출신 인력의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달 벤처캐피탈협회 주최로 열린 벤처캐피털리스트 양성 과정에는 250명이 넘는 교육생이 몰렸다. 예년 대비 두 배가 넘는다. 교육생 상당수가 산업계 경력을 토대로 벤처투자업계에 진입, 전문인력 자격을 취득하려는 사람들이다.

이처럼 산업계 중심으로 30~40대 심사역 충원이 적극 이뤄지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김종술 벤처캐피탈협회 상무는 “경력자뿐만 아니라 우수한 신규 인력이 유입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대학과 연계해 교육 과정을 신설하는 등 다양한 인력확보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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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업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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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