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행성' 화성의 바위를 갈았다고?

사진=트위터 @NASAPersevere
사진=트위터 @NASAPersevere

화성의 '지질학자'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암석 표면을 갈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8일(현지시간) 화성에서 과학 탐사를 진행하고 있는 로버가 보낸 몇 장의 암석 사진을 공개했다.

'로셰트(Rochette)'라고 불리는 바위가 원형으로 정교하게 갈렸다. 암석 샘플을 수집하기 전 바위 안쪽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미리 확인하기 위함이다. 나사는 이를 바위로 들어가는 '창문'이라고 표현했다.

퍼서비어런스 로봇팔 끝에는 드릴이 장착돼있다. 특이한 패턴을 가진 마찰 드릴로 바위에 충격을 가해 울퉁불퉁한 외부층을 제거한다. 사진 속 직경 약 5cm 정도의 매끄럽고 평평한 부분이 보인다.

로버 팔 끝에 장착된 드릴. 사진=NASA/JPL-Caltech/ASU
로버 팔 끝에 장착된 드릴. 사진=NASA/JPL-Caltech/ASU

다만 이 과정에서 분진 등 많은 흙먼지가 발생한다. 암석 절단부가 잔해에 가리면 과학자들이 보고자 하는 암석 내부의 결과 색상을 확인하기 어렵다.

로버는 '가스 분진 제거 도구(GDRT)'로 불리는 기구를 사용해 이를 청소한다. GDRT에는 질소 가스탱크가 탑재됐다. 로버는 순간적으로 가스를 분출해 이를 제거한다. 이제 과학자들은 실제로 암석 샘플을 추출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로셰트'로 명명된 바위가 사진 중앙에 보인다. 사진=NASA/JPL-Caltech
'로셰트'로 명명된 바위가 사진 중앙에 보인다. 사진=NASA/JPL-Caltech

로버의 핵심 목표는 화성에서 고대 미생물 흔적을 찾는 것이다. 퍼서비어런스가 탐사 중인 위치는 과거 물에 잠겨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예제로 분화구'다. 나사는 이 지역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기후와 지형을 가지게 됐는지 밝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오랜 세월 변하지 않은 바위 내부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후 로버는 암석에 구멍을 뚫어 분필 두께 정도의 샘플을 채취, 튜브에 밀봉한다. 퍼서비어런스가 수집한 암석 시료는 나사가 유럽우주국(ESA)과 공동 발사할 탐사선이 수거해 이르면 2031년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화성의 토양과 암석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면 더 정밀한 장비로 분석이 가능해 로버가 제공할 수 없는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NASA/JPL-Caltech
사진=NASA/JPL-Caltech

퍼서비어런스는 이번 달 초 첫 시료 채취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모든 과정이 계획대로 진행됐으나 막상 튜브에는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았다.

원인은 바위가 '큰 덩어리'를 만들 만큼 단단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사에 따르면 채집 과정에서 미세한 파편들만 발생했고, 채집관에 담길 것으로 기대했던 입자 일부는 구멍 바닥에 남겨져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션 실패에도 나사는 "첫 번째 튜브는 낭비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튜브에 암석 대신 화성의 대기가 들어있기 때문. 나사는 "추후 이를 분석해 화성 대기 구성을 포함한 많은 과학적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바라본 화성 전경. 사진=NASA/JPL-Caltech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바라본 화성 전경. 사진=NASA/JPL-Caltech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