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투자전문 자회사 삼성넥스트가 디지털 피트니스 플랫폼 기업에 연이어 투자했다. 지난달 삼성넥스트는 포믹벤처스, 와이콤비네이터 등과 함께 홈 로잉 머신업체 아비론에 450만달러를 투자했다. 코로나19로 수요가 폭증한 홈 트레이닝 콘텐츠를 모바일 기기 및 TV와 결합해 서비스를 개발하고, 비대면 헬스케어 수요를 주력 가전 판매에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18년에 설립된 아비론은 집 안에서 모니터를 보며 가상조정 레이스를 펼치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수영보다 칼로리 소모가 많다는 점과 가상 레이스, 포인트 제공 등 게임을 접목한 점을 내세워 빠르게 홈 트레이닝 고객을 늘리고 있다.
삼성넥스트는 6월 디지털 피트니스 솔루션 업체 테라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제너럴 캐털리스트, 넥스트벤처스, 영국 축구 선수 델리 알리 등이 참여했다. 투자 규모는 총 280만달러다. 테라는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가 웨어러블 기기에서 건강 데이터를 손쉽게 접근·분석하는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을 개발한다.
삼성넥스트는 오베 피트니스의 시리즈A 투자에도 참여했다. 삼성넥스트 등에서 1500만달러를 투자받은 이 회사는 모바일 앱을 통해 복싱, 필라테스, 요가, 근력 운동 등 22개의 라이브 수업과 6000개 이상 주문형 수업을 스트리밍할 수 있다. 특히 비대면 환경에 맞춰 최대 7명의 친구와 '원격 운동 파티'에 참여할 수 있는 가상 스튜디오까지 마련, 가입자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9년 15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홈 트레이닝 시장이 코로나19로 지난해 23조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했다. 글로벌 홈 트레이닝 기기 시장 역시 오는 2023년까지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모바일 기기에서만 작동했던 헬스케어 플랫폼 '삼성 헬스'를 처음으로 TV에 탑재했다. 올해 초에는 신제품 '네오 QLED' TV를 소개하면서 삼성 헬스가 제공하는 피트니스 프로그램과 실시간 운동 데이터 연동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용자는 TV에 나오는 피트니스 영상을 따라 하고, 심박수 등 이를 통해 발생하는 운동 데이터가 TV 화면에 실시간 표시되는 방식이다. 연이은 삼성의 투자도 주력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피트니스 영역이 상향평준화된 TV나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사용자 경험을 높이는 제품 차별화 포인트로 삼은 것이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