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신고리 5·6기 방문...야권 필수 공약 올라선 탈원전 폐기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현장 찾아
'파이로 프로세싱'에도 관심 보여
'친원전' 국힘 후보 필수공약 자리매김

'친원전'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의 필수 공약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탄소중립 등 차기 정부 에너지 정책 부문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과 차별화를 가져가는 필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원자력계에서는 탈원전 폐기 정책으로 인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와 계속운전 기준 마련과 같은 구체 공약이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을 방문 한국수력원자력 직원으로부터 공정률 보고를 받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을 방문 한국수력원자력 직원으로부터 공정률 보고를 받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일 신고리 원전 5·6호기 현장을 찾아 건설 공정률 등에 대한 보고를 받고 원전 산업을 제자리에 돌려놓겠다고 했다. 홍 후보는 “태양광은 아니다. 나라 전체를 이상하게 만들어놨다. 대통령이 영화 '판도라'를 보고 원전 중단을 결정한 것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후보는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술인 '파이로 프로세싱'에도 관심을 보였다. “파이로 프로세스 연구를 빨리 마쳐 소형원자로 개발하고, 청정원자로를 전국 곳곳에 세워 탄소중립 실현할 것이다. 90% 꽉 차 있는 연료봉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고리 5·6호기는 국내 원자력 산업에 많은 이해관계와 의미가 얽혀있는 곳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계속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했고, 이 기간 동안 공사가 중지되기도 했었다. 약 3개월간의 공론화 논의와 500여명의 시민참여단 투표로 계속 건설이 결정, 탈원전 정책의 첫 제동 사례로 언급된다.

홍 후보 의원 생활에서도 인연이 깊은 곳이다. 공론화 당시에도 현장을 공개 방문하며 원자력계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를 보였다. 이번 대선에서도 탈원전 폐기를 주요 산업 정책으로 거론하고 있는 만큼 상징성이 높은 신고리 5·6호기 현장 행보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고리 5·6호기가 있는 고리원자력본부와 새울원자력본부는 국민의힘 정치 기반인 부울경 지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시설이다.

주요 야권 대선주자들의 친원전 행보가 계속되면서 탈원전 정책 폐기에 대한 원자력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윤석열과 최재형 예비후보도 각각 KAIST 원자핵공학과와 월성원전 1호기 현장 행보를 진행했었다. 이들 모두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전산업 육성을 공언하고 있다. 특히 윤 후보와 최 후보는 직을 사퇴하고 정치에 뛰어든 주요 계기로 탈원전 정책 마찰을 들고 있다.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향후 5년간 지금의 탈원전 정책이 계속된다면 국내 원자력 산업계는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 없다”며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탈원전 폐기 관련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태양광의 사용부지 대비 발전 효율 문제와 탄소중립 대안으로 소형 원전이 언급되는 것도 기대감을 키운다”고 덧붙였다.

다만, 원자력계는 현 정부와의 차별화 차원에서 담론 수준의 탈원전 폐기를 넘어 보다 구체적인 이슈에 대한 비전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이외에 현재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와 원전 계속 운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 등이 고려돼야 한다는 바람이다.

홍 후보는 “우리나라는 원전 국가가 된 지 오래며,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해 산업은 황폐화시켰다”며 “정권이 바뀌면 원전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