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민간 우주산업 시대 연다…3년 후 글로벌 상장 도전

영상 데이터벨트 구축…올인원 제공
인피니티 옵틱스와 조인트벤처도 설립
초고해상도 센서 결합해 국내외 공략
김연수 대표 "패러다임 변화 새 도전"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가 2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한컴그룹 우주 산업 전반을 소개하고 있다. 한컴그룹 제공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가 2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한컴그룹 우주 산업 전반을 소개하고 있다. 한컴그룹 제공

한글과컴퓨터그룹이 국내 민간 우주산업 시대를 연다. 우주·항공·지상을 아우르는 영상 데이터 벨트를 구축,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공략한다. 3년 후 글로벌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는 등 세계 100조원대 민간 우주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목표다. 국내외 대표 기업과 협력, 자체 기술 개발과 투자에도 힘쓴다.

◇세계 100조 우주 시장 향해 뛴다

한컴그룹은 자체 인공위성·드론 개발 배경으로 영상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민간 우주산업 진출을 꼽았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는 2일 “기존 우주산업이 정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 였다면 이제는 일론 머스크처럼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로 우주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라면서 “세계 우주 산업은 인공위성·드론·감시카메라 등을 포함해 82조원에 이르고, 몇 년 안에 10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내년에 자체 개발 인공위성 세종1호가 발사되면 국내 최초의 민간 위성 발사로 민간 우주 시대를 열게 된다”고 강조했다. 드론과 초고해상도 카메라 센서까지 확보해 우주·항공·지상 영상 데이터를 수집·관리·분석·판매하는 올인원 영상 데이터 서비스 체계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컴그룹 우주 산업을 총괄하는 한컴인스페이스는 글로벌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최 대표는 “내년 상반기 세종1호 발사 후 2∼5호기까지 순차 발사되면 이전보다 다양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영상 분석·판매 서비스로 2년 내 손익분기점 도달 후 글로벌 우주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인공위성·드론 영상 데이터 확보…고객 맞춤형 판매

한컴그룹의 차별화 전략 핵심은 고품질의 다양한 영상 데이터 수집부터 관리·분석·판매에 이르는 올인원 서비스다. 인공위성은 하루에 지구를 14∼16바퀴 돌지만 한반도 지역은 5분 정도밖에 촬영하지 못한다. 드론은 언제든 항공에 띄워서 원하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지만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 대표는 “인공위성과 드론은 상호보완 관계에 있어서 함께 보유했을 때 확보 가능한 영상 데이터 분량이 상당하다”면서 “고객이 원하는 지역 영상 데이터를 고품질로 확보, 서비스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우주항공 데이터 서비스가 활발한 산업은 농업이다. 작황 분석, 곡물 생산량 예측 등을 영상 데이터로 분석·예측한다. 산림자원과 재난재해 관리, 도심지 변화 담지 등 데이터 활용 분야가 넓어진다. 최 대표는 “영상 데이터 서비스 시장에서도 수요가 가장 높은 농업 분야를 우선 공략하며, 국내 시장 외에도 농업 비중이 높은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공략할 계획”이라면서 “관련 솔루션과 기술을 확보한 만큼 고객이 원하는 각종 데이터 제공과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컴그룹은 인공위성과 드론의 고품질 영상 데이터 확보에 중요한 초고해상도 센서도 개발한다. 세계적인 영상 카메라 기업인 캐나다의 인피니티 옵틱스와는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다. 국내에 완성형 초고해상도 센서 시장을 개척하고, 인공위성용 센서 공동 개발도 추진한다. 인피티니 옵틱스 센서가 탑재된 광학카메라는 최대 135배 확대가 가능하고, 열화상카메라는 사람은 20㎞ 거리, 차량은 50㎞ 이상 거리에서도 검출할 수 있다. 한컴그룹은 한컴인스페이스가 보유한 인공지능(AI) 분석 기술을 인피니티 옵틱스 센서 기술과 연계해 인공위성용 센서를 공동 개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한다.

한컴그룹은 인공위성과 드론 자체 개발, 테스트 환경 구축 등에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예상하고 있다. 미국 인공위성 대표 기업 스파이얼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해 국내외의 안정적인 영상 데이터 수집에 대응한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 유럽 등 우주 강국에 비해 기술과 산업 측면에서 뒤처지지만 한컴그룹 이후 많은 기업이 시장에 뛰어들면 국내도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기술 전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면서 실력을 꾸준히 쌓고, 경쟁력을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연수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연수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컴그룹의 우주산업 진출 계획은 최근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로 이어지는 2세 경영 발표 후 새롭게 공개됐다. 김 대표는 “한컴그룹 전반에 걸쳐 특화 분야 데이터를 확보해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하는 단계”라면서 “영상 데이터를 시작으로 한컴의 새로운 도전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표]한컴 인공위성 발사 개요

한컴, 민간 우주산업 시대 연다…3년 후 글로벌 상장 도전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