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연내 시행을 앞두고 모바일 앱마켓 게임 분야 수수료 30% 규정에도 시선이 쏠린다. 국내 게임의 글로벌 진출에 기여했다는 긍정 평가 속에도 비게임과 차별 요소가 있다는 점에서 개선 목소리가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최근 앱 외부결제를 허용했지만 사실상 게임업계에 주는 영향은 미비하다. 정작 중요한 결제 수수료 30%가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비게임 분야 15% 적용 계획이지만 게임 분야 수수료는 30%로 유지한다.
모바일 게임은 앱마켓 운영 초기부터 구글, 애플 양 플랫폼에서 수수료 30%를 적용받았다. 구글은 비게임 앱에 수수료를 받지 않고 오직 게임에만 부과한다. 애플은 모두 같은 수수료를 적용하나 넷플릭스 등 비게임과 달리 게임에 관해서는 앱 외부결제 홍보를 철저히 차단했다. 에픽게임즈와 애플의 법정싸움도 여기서 시작됐다.
양사 모두 중소개발자 지원 차원에서 연매출 100만달러 이하 게임사에게 수수료 15%를 할인해 주지만 한국 게임산업이 대기업 위주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실효는 적다. 수수료가 부담스럽지만 앱마켓 생태계를 벗어나는 순간 게임을 알릴 방법이 없어 뾰족한 대안 없이 30%를 감내한다.
인앱결제가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외부결제를 도입하려면 게임사가 자체 구축하거나 대행업체를 찾아야 한다. 외부결제 시스템에서는 기존 앱마켓 사업자가 제공하는 분석 콘솔도 사용할 수 없다. 사설 데이터 분석업체를 이용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중소 개발사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굳이 이용자가 익숙하게 이용하는 시스템을 바꿀 필요성을 못 느낀다. 앱마켓 사업자는 10년 넘게 앱마켓을 운영하면서 접근성과 간편도를 높였다.
글로벌 진출 경로도 복잡해진다. 현지 퍼블리셔를 탐색하고 결제 대행, 현지 통화 대응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앱마켓의 장점에도 수수료 수준이 적당한지를 두고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게임업계가 없었다면 앱마켓도 이토록 성장할 수 없었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한국은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개발자와 매출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5개국에 든다.
게임업계는 수수료 인하를 요구한다. 구글은 10월부터 인앱결제 수수료 30%를 기존 게임뿐 아니라 비게임으로도 확대하되 수수료율은 15%로 적용할 방침이다. 게임업계는 비게임 수준에 맞춰 게임 수수료율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PC게임 분야는 이미 수수료 경쟁이 벌어졌다. PC게임은 밸브에서 운영하는 전자소프트웨어유통망(ESD) '스팀'이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한다. 스팀은 수수료로 30%를 책정했다. 매출액이 높을수록 최대 20%까지 내려준다.
높은 수수료율에 반발하면서 등장한 에픽게임즈 '에픽 스토어'는 12% 수수료를 도입했다. 외부결제도 허용하고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게임일 경우 엔진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조건으로 경쟁 포문을 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윈도 스토어' 수수료를 12%로 낮췄다. 게임사는 절감한 수수료를 개발에 재투자한다.
전성민 가천대교수는 “대다수 모바일 게임 업체가 30% 인앱결제 수수료로 인해 원가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면서 “게임 외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서만 15% 수수료율이 적용된다고 한다면 형평성 측면에서도 합당치 않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