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신이 최근 미국 패러데이퓨처(FF)와 전기차 위탁생산에 최종 합의하고 오는 2023년부터 연간 25만대를 생산한다. 명신은 FF의 일부 생산 물량에 대한 국내 판권까지 확보했다. 명신은 이보다 앞서 한국지엠의 군산 자동차 공장을 인수했다. 지금까지 대기업 주도의 완성차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완성차 제조부터 판매까지 맡게 된 국내 첫 사례다.
명신은 최근 미국에 본사를 둔 FF와 전기차(모델명 FF91) 위탁생산 계약에 최종 합의했다. 생산 물량, 생산 시기 등 큰 틀의 합의는 마치고 가격 협상 등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지난해 3분기 FF와 위탁생산에 관한 양해각서(MOU) 교환 1년 만의 성과다. 이번 계약으로 명신은 2023년부터 연간 최대 25만대 전기차를 생산한다. 생산분의 일부 물량은 명신이 판권을 갖고 완성차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판권을 갖는 물량은 생산량 등에 따라 최대 10%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신은 완성차 독자 사업을 위해 최근 렌터카·차량 리스 업체 인수 작업을 하고 있으며, 온라인 판매를 위한 독자 사이트 구축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또 자체 영업망도 갖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신 고위 관계자는 6일 “최근 미국을 방문해서 FF와 큰 틀의 협의는 마쳤지만 자세한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으로 그동안 답보 상태를 보이던 명신의 전기차 사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명신은 2019년 한국지엠 공장을 인수했지만 수년째 대량 생산 일감이 없었다. 이 해에 중국 바이텅과 2021년부터 연간 5만대 수준의 위탁계약을 맺었지만 바이텅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하면서 두 회사 간 거래는 무산됐다.
명신은 FF와의 계약을 계기로 완성 전기차 전문업체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아직 위탁생산에 불과하지만 대규모 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독자 기술의 완성 전기차 경쟁력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FF는 중국 사업가 자웨팅이 지난 2014년에 설립한 전기차 회사다. 최근 포드·제너럴모터스(GM) 출신 제조 전문가를 영입했으며, 1년 안애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설립 초기에 중국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누적 투자액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를 받고도 한때 전기차 생산 계획이 무산되면서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후 올해 7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의 합병을 통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우회 상장하며 추가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FF는 약 10억달러(1조1500억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FF는 지난달 FF91이 미국 동-서를 잇는 고속국도 제66호선을 통과하고, 3653㎞ 장거리 도로 주행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