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반도체 가격을 최대 20% 인상한다.
25일(현지시간) 자유시보에 따르면 TSMC는 우선 현지 기업에 반도체 가격을 올린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 시기는 대부분 내년 1분기부터다. 구체적인 인상 폭과 인상 시기 등은 기업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방침이다.
다만 일부 업체는 이날 통보를 받은 직후 바로 적용됐다. 자유시보는 TSMC가 7나노, 12나노, 28나노, 40나노 등 대부분의 웨이퍼 가격을 최소 10%에서 최대 20% 인상했다고 전했다.
TSMC 가격 인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반도체 가격을 10% 이상 올린 바 있다. 다만 경기회복에 따른 폭발적 수요에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다시 한번 대폭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상 폭은 단일 인상으론 역대 최대 규모로 최종 제품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TSMC가 추가 인상을 결정한 배경엔 수익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TSMC는 지난 4월 사상 최대인 1000억달러(약 113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앞으로 3년간 연평균 37조 6000억원을 시설투자에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앞두고 수익성 저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비 차원의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4~6월 2분기 매출 순이익률은 3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새 공장을 건설 중인 미국과 새 공장 건설을 고려 중인 일본에서 생산 단가가 높아 당분간 갈수록 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세계 시장 점유율 55%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7%로 2위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