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성영은 나노입자 연구단 부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팀이 조용훈 강원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부피와 무게를 반 이상 줄인 소형 연료전지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전지는 가볍고, 구부릴 수 있는 빨대 모양이다. 기존보다 단순화돼 가볍고 다양한 모양으로 구성할 수 있다.
연료전지는 크게 양측 끝판, 분리판, 연료전지 핵심소재인 막전극접합체로 구성된다. 양쪽 끝판은 막전극접합체에 균일한 압력을 전달한다. 분리판은 수소와 산소를 섞이지 않게 분리하는 동시에 반응물 통로 역할을 한다. 양쪽 끝판과 분리판은 전체 무게 약 80%를 차지하며 지금까지는 경량화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무거운 양쪽 끝판과 분리판 역할을 축소해 연료전지 경량화 방법을 고안했다. 종이컵을 쌓아 올리듯, 원추형 유닛을 이어 주름진 빨대 형태 연료전지를 설계했다. 이 결과 각 부품 고정 장치, 구조 유지를 위한 양쪽 끝판을 제거해도 형태가 유지됐다.
또 관 안쪽을 연료(수소) 통로로, 외부를 공기(산소) 공급 면으로 활용해 분리판 역할도 대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방식으로 막전극접합체를 제외한 부품 무게를 60% 이하로 대폭 줄일 수 있었다. 빨대 주름진 부분처럼 자유자재로 줄이거나 늘일 수도 있다.
제1저자인 황원찬 연구원은 “주름을 따라 접으면 부피를 50% 줄일 수 있고, 또 90도까지 유연하게 구부러지는데, 성능 저하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종이컵을 쌓듯 간단히 직렬연결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높은 전압으로 구동 가능하고 원하는 전압 및 전류 연료전지 제작도 쉽다. 2개 유닛을 직렬연결한 연료전지 무게는 0.22g, 부피는 0.565㎤ 수준으로 매우 작고 가볍다. 그러나 198㎽ 전력과 897.7 W·㎏-1 비중 전력 밀도를 낼 수 있다. 100회 이상 전류-전압 곡선 측정 시 같은 성능을 유지했다.
조용훈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고분자 전해질 막 연료전지(PEMFC)를 개발했지만, 이를 넘어 여러 전기화학 장치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전해 등 수소 생산 장치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성영은 부연구단장은 “연료전지에 종이접기 원리를 접목해 가볍고 구부릴 수 있는 3차원 빨대 모양 연료전지를 개발했다”며 “혁신적인 디자인 도입을 통해 연료전지 분야가 눈에 띄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ACS)에서 발행하는 에너지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에이씨에스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 IF 23.101) 8월 1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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