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SK가 배터리 사업 영역 확장에 적극 나선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응해 배터리뿐만 아니라 차세대 소재, 배터리 재활용 등 신시장을 공략한다. K-배터리 업계의 사업 확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LG화학은 2025년까지 '코발트 프리' 배터리 양극재를 개발한다. 코발트를 쓰지 않는 양극재는 전기차 배터리에 적용될 차세대 소재로 꼽힌다. LG가 코발트 프리 양극재 개발 계획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영민 LG화학 전지소재센터장은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테크 코리아 2021' 4일차 배터리·핫테크 기조강연에서 “코발트를 전혀 쓰지 않는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완성차, 배터리 업체와 함께 자동차 전동화 시대를 열기 위해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발트 프리는 2025년까지, 그 이전에는 코발트 1~2% 양극재 개발 완료도 목표로 제시했다.
코발트 프리 양극재는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데 강점이 있는 소재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제조 단가를 킬로와트(㎾)당 100달러 이하로 낮출 수 있다. 기존 양극재는 니켈(N)·코발트(C)·망간(M) 중 코발트를 5% 이하로 낮추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러나 코발트를 5% 아래로 줄이고, 니켈을 80% 이상으로 올리면서 한계에 다다랐다. 양극재는 여러 금속 입자로 뭉쳐진 다결정 상태로 니켈 함량을 올려서 배터리셀에 적용하면 양극재가 깨지거나 부스러질 수 있다. 니켈을 올리면 화학 구조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LG화학은 니켈(N)·망간(M)·알루미늄(A) 조성의 양극재로 코발트 프리를 구현한다. 코발트 프리뿐만 아니라 NMA 양극재를 개발한 업체는 아직 한 곳도 없다. 코발트 대신 알루미늄을 넣어 코발트 강점은 가져가면서 제조 가격도 낮춘다. 알루미늄은 양극재 금속 가운데 제조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
최 센터장은 “코발트를 넣지 않는 양극재 개발에 집중하고, 코발트를 점차 줄이면서 니켈 함량을 95% 이상 끌어올리기 위한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코팅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안전성을 강화한 코발트 프리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센터장은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대비해 단입자 양극재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극재 금속을 하나의 입자로 구성한 단입자 양극재를 전고체 배터리에 적용할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에 맞춰 단결정 양극재 개발을 완료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최 센터장은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대응해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비할 계획”이라면서 “코발트 프리 등 양극재 기술 개발을 강화, 전기차 시대에 맞춰 양극재 개발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업계 최초로 추진하는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소개했다.
김태진 SK이노베이션 환경연구센터장은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업계 최초로 수산화리튬을 회수하는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면서 “처리 곤란한 폐배터리 시장에 대응해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을 회수해 배터리 핵심 소재로 재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소재, 재활용 업체들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양극재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양극재 주원료 공급망을 강화하면서 제조 가격을 절약할 수 있다.
한편 지난 6일 개막한 '글로벌 테크 코리아 2021'은 7일 반도체·소부장(소재·부품·장비), 8일 디스플레이·소부장, 9일 배터리·핫테크 세션까지 총 29명의 연사들이 기조연설과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에는 나흘간 총 3000여명의 시청자들이 참여해 연사들과 수준 높은 질의 응답을 진행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