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렌털 전성시대다. 전통 렌털 제품인 정수기부터 자동차, 가전, 매트리스, 옷, 타이어에 이르기까지 일상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 제품을 렌털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필수가전은 전부 렌털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가전제품은 렌털 시장 대표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초기 가전 렌털 시장은 정수기와 비데, 안마의자 등이 주요 제품이었다. 이후 렌털 품목이 지속 증가하며 현재는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전기레인지, 안마의자, 의류관리기, 식기세척기 등으로 확대됐다.
가전 렌털 시장이 커지면서 시장에 뛰어든 업체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국내 주요 가전 렌털 사업자는 코웨이, LG전자, SK매직, 쿠쿠, 청호나이스, 교원웰스, 현대렌탈케어 등이 대표적이다.
단순히 렌털 품목과 기업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실제 사용도 증가했다. 이는 소비자 성향이 변했기 때문이다. 과거 소비자는 제품 '소유'에 방점을 뒀다면, 최근의 젊은 소비자는 제품 '사용'에 방점을 둔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비롯한 젊은 소비자는 보다 편리한 사용과 이용을 추구하기 때문에 '구독경제'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렌털 업체가 소비자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세심한 관리 서비스는 이들 젊은 소비자에게 확실한 소구점이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MZ세대를 대상으로 렌털 제품을 이용하는 이유를 물은 설문에서 '주기적 유지관리 서비스 때문'이라는 응답이 61.3%에 달했다.
최근 렌털 시장이 급성장한 또 다른 계기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집콕' 증가다. 소비자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전 이용시간, 이용행태 등이 변했다.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의류관리기 등 건강과 위생 관련한 가전은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에 따라 사용이 늘어난 대표 가전이다. 얼음정수기, 맥주제조기, 식물재배기 등은 집콕 장기화와 함께 주목받는 제품으로 부상했다.
집콕 장기화에 따른 렌털 증가 추세는 국내 주요 렌털 기업들 합산 누적 계정 수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상위 6개 가전 렌털 기업들 누적 계정 수는 약 1588만개로 집계됐다. 처음으로 1500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지난해 약 1464만개보다 8%가량 늘어난 수치다.
전체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시장 판도도 변화하고 있다. 코웨이가 부동의 1위지만, 2위권 다툼은 치열하다. 코웨이는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계정 수가 약 650만개로 굳건한 1위다. 2위권은 LG전자, SK매직, 쿠쿠 등이 경쟁하는 양상이다. 대기업인 LG전자와 SK매직이 렌털 사업에 힘을 실으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이들에 이어 청호나이스, 웰스 등은 2위권 진입을 위해 노력 중이다.
가전 렌털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렌털 업체들은 품목을 다변화하고, 동종 산업은 물론 이종 산업 기업과도 적극적으로 손잡고 시장을 키우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15년 24조5000억원에서 2018년 31조9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40조1000억원을 기록, 처음 4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개인·가정용품 렌털 시장은 전체 4분의 1가량인 10조7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
권건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