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확보하고 있던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가 모두 재계약에 성공, 금융당국에 가상자산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다. 4대 거래소가 모두 생존함에 따라 국내 '빅5'로 분류되는 고팍스의 기한 내 신고수리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대표 이준행)는 지난 10일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사전 예약 이벤트를 개시했다. 해당 이벤트는 고팍스가 실명확인계좌를 확보한다는 전제로 경품을 제공하는 행사다.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가 오픈되는 직후 2주 내 스마트폰 본인 확인 인증을 통해 본인 계좌를 등록하면 이벤트 대상이 된다.
해당 이벤트가 반드시 고팍스의 실명확인계좌 확보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고팍스는 올해 3월에도 같은 방식의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실명확인계좌 확보는 계약 최종단계에서 무산됐다. 당시 고팍스는 BNK부산은행 측과 계좌 발급 건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가 진행됐으며, 정성적 평가 등을 모두 통과했다. 그러나 최종 행장 승인을 앞두고 계약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객관적인 심사 결과보다는 금융당국 압박 등으로 인한 은행의 정무적 판단이 개입된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고팍스는 상장 코인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해 거래량으로만 따지면 국내 순위가 높지 않다. 다만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평가기관 크립토컴페어가 국내 4대 거래소(BB등급)보다 높은 A등급을 부여한 바 있고, 글로벌 가상자산 업계 '큰 손'인 디지털커런시그룹(DCG)이 투자를 단행해 2대 주주로 올라서는 등 글로벌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 해킹 사고나 상장피 등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없어 비교적 안전한 거래소로 분류되기도 한다.
고팍스 관계자는 “실명확인계좌 확보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다만 은행과 소통이 긍정적으로 진행 중이고, 희망적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부분을 복합적으로 보여드리기 위해 해당 이벤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명확인계좌 확보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거래소 중 하나는 후오비코리아다. 후오비코리아는 이달 10일 가상자산 데이텀(DAT)을 포함 62종 코인을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시중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계좌를 발급받기 위한 조건을 받아들인 조치로 분석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들 사이에서 이와 같은 '코인정리'는 앞서 5~6월에 집중됐는데, 후오비코리아의 조치는 상당히 늦은 편이다. 오는 24일까지 실명확인계좌를 발급받지 못한 가상자산거래소는 원화마켓을 포기하고 코인마켓으로 신고수리를 진행해야 하는데, 후오비코리아는 아직 원화마켓 등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코인마켓 등록을 준비하는 거래소가 60여개나 되는 코인을 일시에 정리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신고수리 기한이 임박함에 따라 국내에 서비스를 제공하던 외국계 가상자산거래소들도 발을 빼기 시작했다. 바이낸스는 지난달부터 한국어 지원 서비스와 원화 표기를 중단했고, 중국계 거래소 중 하나인 '빅원'도 이달 13일부터 한국어 서비스 지원을 종료하기로 했다. 빅원 측은 한국 암호화폐 관련 정책을 고려, 한국어권 지역에 관련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4대 거래소, 사업자 신청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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