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상생안에 대리운전 수수료를 최저 0%로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자 대리운전사업자(콜센터 등)들이 반발했다. 대리기사 쏠림 현상을 유발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소상공인 퇴출을 앞당길 것이라는 우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운전사업자뿐 아니라 플랫폼 이용자, 대리운전기사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수수료율 정책 변경을 계획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이날 동반성장위원회 회의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대리운전 수수료율 0~20% 차등적용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전날 카카오모빌리티는 일부 지역에 한해 시범 운영하던 변동 수수료율 적용 정책을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을 경우에는 수수료율을 최저 0%까지 낮추는 방식이다.
기존 대리운전 수수료율은 카카오모빌리티와 대리운전사업자 모두 20%다. 연합회는 앞서 열렸던 회의에서 대리기사, 소비자 대상 현금성 프로모션 자제를 요구했으나 카카오모빌리티가 묵살했다고 지적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대리운전사업자는 고객 마일리지 10% 적립, 카드 수수료 3%, 상담원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수수료율을 낮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카카오T가 수수료율을 낮추면 기존 사업자 콜을 수행해줄 기사가 줄어 사업이 힘들어진다”고 우려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조치는 티맵모빌리티가 지난 7월 시장에 진입하면서 내놓은 프로모션보다 강력한 조치다. '티맵 안심대리'도 초기 수수료 0%를 책정했지만 10월 중순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이번 카카오모빌리티 조치에 티맵모빌리티가 추가 대응에 나서면 두 대기업의 경쟁 격화로 소상공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대리기사 쏠림 현상으로 인한 이용자 쏠림이다. 이용자는 빠르게 대리운전을 수행해줄 사업자를 선호한다. 대리기사가 부족해진 대리운전사업자는 점유율을 뺏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연합회는 카카오모빌리티에 서비스 품질을 통한 공정경쟁을 촉구했다. 기존 대리운전사업자처럼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는 등 서비스 품질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금력을 앞세워 프로모션을 진행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전략은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코로나19로 대리운전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입이 줄어든 대리기사 대상 지원 조치라고 설명했다. 상생 대상에는 대리운전사업자뿐 아니라 대리기사도 포함한다는 의미다. 대리운전 수수료율 차등 적용 전국 확대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대리운전사업자와 상생 방안은 동반성장위원회 협의 테이블을 통해 도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대리운전사업자와는 동반성장위원회 등 추가 논의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지속 협의를 통해 구체적 상생 방안을 수립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대리운전총연합회, 차등 적용 철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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