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SSG닷컴, 롯데온 등 국내 e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소상공인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자체 온라인 사업 여력이 부족한 영세 상인도 오픈마켓 입점을 통해 전국 단위로 판로를 넓힌 덕분이다. 대형 e커머스가 소상공인 온라인 진출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1~8월) 쿠팡 지방자치단체 온라인 상생 기획전에 참여한 중소상공인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1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한국신용데이터의 전국 소상공인 매출이 7%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쿠팡은 올해에만 4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금을 조성했다. 전국에 구축한 플랫폼 인프라를 활용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온라인 시장 진출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쿠팡 오픈마켓 서비스인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하는 소상공인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 2분기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중소상공인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증가했다. 쿠팡에서 판매되는 소상공인 상품 수도 810% 늘었다.
쿠팡 입점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구축됐다. 동대문 도매업에서 시작한 의류업체 브이엠컴퍼니는 쿠팡 로켓배송 입점을 통해 지난 1년간 매출이 297%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실제 쿠팡에서 거래하는 판매자 중 80%가 이 같은 중소상공인이다.
코로나19 이후 소비 전반에 비대면 전환이 이뤄지고 있지만 영세 소상공인이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려면 물류와 배송 등 여러 측면에서 진입장벽이 높다. 이에 국내 유통 대기업도 온라인 시장 진입이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판로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SSG닷컴에서도 올 상반기 연매출 100억원 미만인 중소협력사와 소상공인 수가 별도법인으로 출범한 2019년과 비교해 42%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65%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온라인 장보기가 확산되면서 농축수산물 등 신선 상품을 취급하는 중소협력사의 성장률이 두드러졌다. SSG닷컴에 입점한 농어민 협동조합을 비롯한 신선상품 취급 중소상공인 전체 매출은 올해 들어 227% 늘어났다. 판매 규모가 커지면서 업체당 반기 평균 매출은 1억2700만원에서 2억6000만원으로 105% 신장했다.
SSG닷컴 역시 취급 품목 수를 늘리고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오픈마켓에 진출한 뒤 소상공인 입점을 지속 확대해왔다. 단순히 사회공헌 차원이 아닌 소상공인에게 판로를 제공하고 플랫폼은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윈-윈'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후발주자인 롯데온도 오픈마켓에 입점하는 소상공인 판매자에게 광고머니 10만원을 지급하고 자체 광고가 힘든 소상공인 대상으로 광고 대행사를 무료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롯데온과 계약맺은 공식 광고대행사 3곳의 전문 홍보를 원하는 판매자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곽정우 SSG닷컴 운영본부장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및 중소협력사와 함께 매출을 늘리기 위해 정부 주관의 상생 프로모션에도 매년 참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SSG닷컴도 고객에게 전국 각지의 우수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일 수 있어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