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가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디지털자산 지갑 주소를 차단해 1억2000만원 규모 피해를 예방하고 용의자 검거까지 이끌어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상시 모니터링과 신속한 선제 조치로 1억2000만원 규모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고 인출책으로 의심되는 용의자의 현장 검거를 이끌었다고 17일 밝혔다.
업비트는 최근 검찰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디지털 자산 지갑으로 의심되는 주소를 확인하고 해당 주소로의 출금을 막았다. 또 과거 해당 주소로 출금한 이력이 있는 회원들의 거래 활동을 상시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문제의 주소로 출금한 이력이 있는 회원 A씨와 B씨가 추가로 출금하려는 정황이 업비트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에 포착됐다. 업비트는 이들의 출금을 즉시 정지하고 유선 연락을 취해 사실을 알리면서 경찰 신고를 당부했다.
A씨 진술에 따르면, 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단은 A씨 개인정보가 유출돼 범죄에 연루 됐다며 피해자임을 입증하기 위해 디지털 자산을 요구했다. 사기단은 A씨에게 앱 설치를 강요하고 설치 순간 위치추적, 카메라, 마이크 등을 해킹해 피해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추적했다. 전화를 걸거나 받는 것도 통제해 수사기관이나 업비트로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렵게 만들었다.
이후 사기단은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서 사건번호로 검색하게 한 뒤 실제와 같이 조작된 사건 정보를 열람하게 하는 등 고도화된 수법을 활용했다. 사기단에게 걸려온 전화의 발신자 정보 역시 검찰과 금융감독원의 번호와 동일하게 조작하며 피해자 의심을 피해갔다.
B씨는 보이스피싱 사기단 용의자였다. 이달 초 2차례에 걸쳐 문제의 주소로 출금한 B씨가 추가 출금을 위해 5000만원을 예치했다. 업비트는 이를 탐지하고 출금을 정지한 뒤 B씨와 대면 미팅했다.
B씨는 타인의 타행 계좌로부터 자신의 케이뱅크 계좌로 5000만원을 이체받은 후 이를 업비트에 예치한 상태였다. 미팅에 참석한 업비트 관계자는 B씨가 자금 출처를 정확하게 소명하지 못한 채 진술을 번복하는 등 의심스러운 행동을 보이자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B씨를 보이스피싱 사기 인출책으로 판단해 현장에서 긴급 체포했다.
업비트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시행령 개정 전부터 디지털 자산 관련 범죄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조치를 취해 왔다. 이상거래 감지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입출금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해 전기통신금융 사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두나무 관계자는 “나날이 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 사기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시스템 고도화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은행·수사기관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며 “업비트 이용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업비트 투자자 보호센터에서 디지털 자산 관련 범죄 유형을 면밀히 분석하고 보이스피싱 피해 근절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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