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구성 높고 조용해야" 타이어 빅3, 까다로운 '전기차 타이어' 수주 박차

한국·금호·넥센 타이어 3사가 수요가 급증하는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가속한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용 타이어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강화 등 치열한 수주 경쟁에 나섰다.

폭스바겐 ID.4에 공급하는 한국타이어 전기차 전용 타이어AS ev.
폭스바겐 ID.4에 공급하는 한국타이어 전기차 전용 타이어AS ev.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용 타이어에 기존 내연기관차용보다 까다로운 공급 조건을 제시한다.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상대적으로 무게가 무거워 타이어 내구성이 우수해야 한다. 엔진이 없어 타이어 노면 소음이 크게 작용하므로 소음 저감 성능도 중요하다. 순간 가속력이 뛰어난 전기차 특성상 안정적 접지력까지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미쉐린이나 콘티넨탈, 브리지스톤 등 글로벌 주요 타이어 제조사보다 전기차 수주 실적이 미미했던 국내 타이어 3사는 최근 연달아 수주에 성공하며 공급처를 확대하고 있다. 수입 타이어를 선호했던 현대차그룹도 최근 기아 EV6 타이어 공급사에 금호와 넥센을 추가하며 국내 타이어 업체와 협력을 확대했다.

금호타이어가 기아 EV6에 공급하는 공명음 저감 타이어 제품.
금호타이어가 기아 EV6에 공급하는 공명음 저감 타이어 제품.

금호타이어는 타이어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인 공명음 저감 타이어를 기아 첫 전용 전기차 EV6에 공급한다. 공급 제품은 '크루젠 HP71'과 '엑스타 PS71' 2종으로 금호타이어의 흡음 기술 '케이-사일런트(K-Silent)'를 적용했다.

금호타이어 제품은 타이어 내부에 폴리우레탄 폼 재질 흡음재를 부착, 바닥 면과 도로 노면이 접촉하면서 내부 공기 진동으로 발생하는 소음인 공명음을 줄였다. 독자 개발한 케이-사일런트 시스템은 흡음재 형상과 재질에 대한 국내외 특허 등록도 마쳤다.

넥센타이어가 기아 EV6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한다.
넥센타이어가 기아 EV6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한다.

EV6에는 넥센타이어의 '로디안 GTX EV'와 '엔페라 스포츠 EV' 제품도 들어간다. 두 제품 모두 전기차 전용 타이어로 마모 성능에 특화했고 흡음 기술을 적용해 소음을 최소화했다. 운전자가 느끼는 소음을 기존 제품보다 약 5㏈ 줄였다. 넥센타이어는 최근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와 신차용 타이어(OET)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한국타이어는 폭스바겐그룹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먼저 폭스바겐의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D.4'에 18인치부터 21인치까지 다양한 규격의 타이어를 납품한다. 이달 IAA 모빌리티에서 첫선을 보인 ID.4 고성능 모델 'ID.4 GTX'에도 타이어를 공급하며 기술력과 품질을 입증했다. ID.4 공급 제품은 '벤투스 S1 에보3 ev'로 전기차 최적화 설계를 거친 초고성능 타이어다. 일부 공급 제품은 펑크를 스스로 봉합하는 실가드 기능까지 갖췄다.

한국타이어 전기차 전용 타이어 키너지 EV.
한국타이어 전기차 전용 타이어 키너지 EV.

앞서 한국타이어는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 등 폭스바겐그룹 다른 브랜드 전기차와도 공급 계약을 맺었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전기차 레이싱 대회 '포뮬러 E'에 2022/23 시즌부터 타이어 독점 공급 파트너로 활약하는 등 인지도 제고에 힘쓸 계획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