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모성자재(MRO) 1위 기업 서브원이 MRO 온라인몰을 내년 상반기 오픈한다. 사업자를 위한 폐쇄몰 방식으로 수익모델 확보를 꾀할 뿐만 아니라 MRO시장에 진출한 쿠팡의 '쿠팡비즈'를 견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브원은 내년 상반기 내에 MRO 온라인몰 오픈을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SP(서브원 서비스 플랫폼)'라는 프로젝트로 온라인몰을 구축 중이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 채용에도 나섰다. 오픈마켓 상품 프로모션 전략 수립 및 운영을 담당하는 마케팅 전문가를 공개 모집하고 있다.
서브원은 SSP를 통해 기존 오프라인 고객을 온라인으로 마이그레이션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e커머스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수익구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다. 향후 중소사업자까지 고객사 확장을 기대한다.
업계에서는 대주주인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수익창출을 강하게 푸시하면서 온라인몰로 진출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 것이란 시각도 있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서브원 투자금 중간 회수를 위해 이달 28일 유상감자를 진행해 1200억원가량을 회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새롭게 MRO 시장에 진출한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분명해 보인다. 쿠팡은 지난달 9일 '쿠팡비즈'를 쿠팡 애플리케이션(앱) 내에 오픈하고 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MRO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소 사업자가 대상이지만 직매입을 바탕으로 다양한 품목의 상품을 구비하고 전국 각지에 있는 대규모 물류센터에서 '로켓배송' 할 수 있어 파급력이 클 전망이다.
서브원은 지난해 매출 4조원을 달성했다. 삼성, 현대, LG, CJ 등 주요 대기업과 해외업체까지 1210여개 고객사를 확보했으며 협력사 2만5000곳을 두고 있다. 국내 9곳과 해외 3곳의 물류허브에서 100만가지가 넘는 상품을 취급한다.
MRO 시장은 '상생' 이슈로 제약이 많다. 지난 2017년 동반성장위원회와 기업들이 상생협약에 동참한 대기업은 상호출자제한기업이나 매출액 3000억원 이상 기업만 신규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제약은 회사 간 대규모 구매대행을 진행하는 계약 형태에서만 효력이 있다. 중소사업자를 위한 온라인몰 운영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MRO업체인 아이마켓코리아도 대기업과 직접 계약을 하는 기존 사업 외에 중소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쇼핑몰을 별도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오픈마켓인 위메프와 티몬도 지난 2016년부터 각각 '위메프 비즈몰' '티몬 비즈몰'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브원 온라인몰은 기존 고객 마이그레이션뿐만 아니라 중소 사업자 고객에게도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수익성 확보와 대형 e커머스를 견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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