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신형 투싼(디 올 뉴 투싼)은 구형 투싼 대비 공간감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현재 소유한 3세대 투싼과 비교해 여러 부분이 새로웠지만, 가장 큰 만족감 역시 넓은 실내다. 신형 투싼은 성인 4인이 탑승하는 데도 넉넉한 공간을 제공했다. 트렁크 공간도 넓어져 여행에 필요한 짐을 싣는데도 부족함이 없었다. 구형 투싼과 달리 패밀리카로 이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투싼은 현대차의 베스트 셀링카 중 하나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꾸준한 판매량이 이어진다. 2004년 1세대 모델을 시작으로, 지난해 9월 4세대 완전 변경 모델 판매를 시작했다.
시승차는 '2021 투싼 1.6 가솔린 AWD'이다. 최상위 트림 인스퍼레이션에 모든 옵션을 추가한 차량이다.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도심 주행보다 고속 주행이 많은 소비자라면 하이브리드 모델도 고려 대상이다.
시승은 서울 양천구에서 안산시 대부도까지 왕복 140㎞를 주행했다. 실내공간은 성인 4명 탑승에 무리가 없었으며 트렁크 공간도 넉넉했다. 2열 좌석도 등받이 각도 조절을 지원해 장거리 주행에도 편안했다. 차체가 커지고 실내공간에 영향을 주는 앞·뒷바퀴 사이 거리가 멀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신형 투싼은 현대차그룹의 3세대 신규 플랫폼 기반이다. 2세대 플랫폼인 구형 투싼보다 공간감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실제 신형 투싼은 전장이 15㎝, 축거가 8.5㎝ 길어졌다. 전폭은 1.5㎝ 넓어졌고 전고도 1.5㎝ 높아졌다. 현대차는 2열 레그룸을 8㎝가량 늘려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공간을 만들어냈다. 트렁크 공간도 전 세대보다 약 109ℓ 늘었다.
주행 성능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데일리카로 적절한 성능이지만, 속도를 즐기는 소비자라면 부족할 수 있다. 가속 시 저속에서는 조금 쳐지는 느낌이지만 이내 빠르게 속도가 붙었다. 운전대엔 패들 시프트가 있어 더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모델과 같은 1.6ℓ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 조합이다. 최대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mf다. DCT를 사용하지만, 저속 출발에서 특유의 꿀렁거림은 없다. 대신 1~2단으로 넘어갈 때 충격이 없도록 세팅하면서 가속페달을 밟는 것 대비 처진다는 느낌도 든다.
복합연비는 11.0㎞/ℓ로 도심 10.2㎞/ℓ, 고속도로 12.0㎞/ℓ다. 실제 주행에선 최고 12.1㎞/ℓ, 정체가 심한 구간에선 최저 9.4㎞/ℓ를 기록했다. 휠 크기를 줄이고 사륜구동(AWD), 빌트인캠 옵션을 제외한다면 복합연비 기준 12.5㎞/ℓ까지 개선할 수 있다. 가솔린 모델은 디젤 모델보다 연비가 낮지만, 승차감은 월등하다.
최첨단 지능형 안전 사양도 지원한다. △다중 충돌 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등이 전 트림 기본 사양이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을 추가할 수 있다. 반자율주행 기능은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해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외관 디자인도 확 바뀌었다. 구형 투싼의 디자인도 뛰어났지만, 신형 디자인은 미래 지향적 느낌이 매력적이다.
우선 전면에는 구형 투싼보다 커진 '파라메트릭 주얼 패턴 그릴'이 자리한다. 천사가 날개를 펴고 있는 듯한 형상이다. 그릴 좌·우측에는 주간주행등이 숨겨져 있다. 시동을 걸어야 확인할 수 있다. 중앙 그릴은 아반떼와 디자인을 공유한 느낌이다. 후면 리어램프는 송곳니를 형상화한 디자인이다.
측면 캐릭터 라인도 과감하다. 굵게 뻗은 캐릭터 라인은 차량을 더 단단하고 강인한 느낌을 준다. 루프라인에서 뒤쪽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적용된 '크롬 DLO몰딩'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실내 디자인도 매력적이다. 10.25인치 풀 컬러 디지털 계기판이 운전석에 자리하며, 중앙에는 10.25인치 내비게이션이 위치한다. 깡통 모델의 아날로그 계기판 디자인을 고려하면 디지털 계기판은 필수 선택 옵션이다. 센터패시아는 물리적 버튼을 없애고 모두 정전식 터치 방식을 적용했다.
공기 청정 모드를 활용하면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다. 멀티에어모드(DIFFUSE) 버튼을 누르면 은은한 바람으로 실내 온도를 최적화할 수 있다. 시동을 끈 후에 차량이 일정 시간 블로를 작동시켜 에어컨 냄새 발생을 막는 애프터 블로 기능도 지원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지원하지 않는다.
가격은 2435만원부터다. 195만원을 추가하면 파워트레인을 디젤 엔진으로 바꿀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2857만원부터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