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 건설사 주도 데이터센터 경쟁 치열

올해 시장 규모 3조원대 전망
2019년 국내 센터 158개 달해
퍼블릭 클라우드 확산 영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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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다. 통신서비스사업자와 정보기술(IT)서비스 기업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사, 건설사 등 비(非) IT기업까지 뛰어든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영상회의·온라인교육 등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가 각광을 받으면서 안정적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신규 서비스에 필요한 대용량 데이터의 저장·처리를 위한 데이터센터 증설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의 디지털전환(DT) 가속도가 데이터센터 투자와 경쟁이 치열해지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전 50여개에 불과했던 국내 데이터센터가 2019년 158개로 세 배 늘었다. 민간 데이터센터 관련 총 매출은 2018년 기준 2조4240억원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2019년 2조30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연평균 10%대 성장세를 기록, 올해 3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 배경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확산을 꼽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이 2016년 이후 국내 사업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임대하기 시작했다. 오라클, SAP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SW) 기업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국내 데이터센터를 확보했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주요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이들 클라우드 기업을 고객사로 유치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신·증축했다.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신규 수요 대응을 위해 에퀴닉스, 디지털리얼티 등 데이터센터 임대 전문업체가 2년 전부터 국내에 진출했다. 세계 데이터센터 임대업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양사는 서울 상암동, 경기 김포시 등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데이터센터를 공격적으로 신축했다. 이동통신사, 클라우드 사업자 등 고객사를 확보하며 국내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도 최근 몇 년 새 데이터센터 임대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이 늘었다. 이지스자산운용뿐만 아니라 IMM인베스트먼트, GS건설, 효성중공업 등 IT와 무관한 기업이 데이터센터를 직접 설립하거나 전문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투자·운영으로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 배당하는 데이터센터 전문 리츠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해외는 코로나19 이후 초저금리 상황에 부동산 공실률까지 높아지면서 부동산이 아닌 데이터센터 임대업으로 업종을 변경하는 분위기다.

삼정KPMG에 따르면 미국 내 리츠 가운데 데이터센터 리츠는 세 번째로 누적 수익률(26.9%)이 높았다. 국내도 데이터센터 리츠를 준비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도 하남시 데이터센터 신규 구축을 기점으로 리츠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는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AI, 자율주행차 등 연관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관련 데이터센터 신축도 이어지고 있다. 강중협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장은 26일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데이터센터 거점이 최근 데이터센터 규제 등으로 신축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들 시장 수요까지 한국으로 점차 몰리는 분위기여서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여러 산업 분야에서 데이터센터에 관심을 보이고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면서 “정부도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 산업의 핵심요소로 보고 지원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표〉국내 데이터센터 증가 추이(자료: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자산운용, 건설사 주도 데이터센터 경쟁 치열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