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석방...미국 법무부와 기소 연기 합의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와 기소 연기에 합의, 캐나다에서 풀려났다.

캐나다에서 가택 연금 중이던 멍 부회장이 2년 9개월 만에 석방됨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중 관계를 해소할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멍 부회장은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런정페이 회장 딸이다.

멍 부회장 석방은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 경찰에 체포된 지 2년 9개월 만이다.

미국 검찰은 2019년 1월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홍콩의 위장회사를 활용,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 등으로 멍 부회장을 기소하고 캐나다로부터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를 추진했다.

그러나 멍 부회장은 캐나다 법원에 범죄인 인도를 막아달라고 소송을 냈고, 이후 밴쿠버 자택에만 머무르는 조건으로 보석 허가를 받았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멍 부회장이 이란 제재와 관련해 일부 잘못을 인정하는 대가로 멍 부회장에 대한 금융사기 사건을 무마하는 기소 연기 합의(DPA)에 도달했다.

합의에 따라 미국 법무부는 피고인이 특정한 합의 조건을 지키는 한 일정 기간 멍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자제하게 된다. 멍 부회장이 합의 사항을 이행할 경우에 그에 대한 사기 등 형사고발은 2022년 12월 1일 기각될 예정이다.

뉴욕시 브루클린 연방 지검은 이날 오후 멍 부회장 사건을 담당하는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기소 연기 합의서를 제출했다.

합의에 따라 멍 부회장은 이날 원격 영상회의 방식으로 법정에 출석해 화웨이의 이란 사업에 관해 HSBC 은행에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멍 부회장이 유죄를 인정한 것까지는 아니라고 외신은 보도했다. 그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기소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했다.

기소 연기 합의에 따라 이날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대법원은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 재판을 기각하고 석방 명령을 내렸다.

법원 판결 직후 멍 부회장은 “3년간 내 삶이 엉망이 됐다”며 “어머니, 아내, 회사 간부로서 힘든 시간이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멍 부회장은 이날 중국으로 출발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