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 시행 안팎으로 중소 조선업 노동자의 임금이 40% 가량 감소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소 조선업 근로자의 82.4%가 주52시간제로 임금이 감소했다”면서 “이로 인해 타 산업으로의 인력유출이 심화되는 것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조사됐다”고 29일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주52시간제 전면시행, 중소기업에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주52시간제가 중소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5대 대형조선소의 103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2018년 상반기 대비 지난 5월의 급여를 조사한 결과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서도 중소 조선업 근로자 82%가 주52시간제 안팎으로 임금이 줄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황경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규제혁신센터장은 '조선업종 사내협력사 주 52시간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기업의 3.6%는 30% 이상 임금이 감소했고, 8.4%는 20~25% 임금이 줄었다. 10~20% 임금이 줄었다는 응답은 전체의 48%에 달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제조 중소기업에게는 주52시간제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보원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은 “중소기업은 주52시간제 도입을 위한 추가 비용을 감당할 형편이 안된다”면서 “설령 여력이 된다 해도 뿌리기업과 조선업을 비롯한 중소제조업체는 인력난과 불규칙적 구문 등으로 추가 채용과 유연근무제 등 대응이 어려운 만큼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는 “조선산업은 대표적인 수주산업으로 야외공사가 70% 이상으로 작업량 변동이 심해 유연근무 요건을 준수하기 쉽지 않다”면서 “최근 수주 증가로 내년 이후 생산물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중소 조선업체가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산업 특성을 고려한 지원대책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