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법률플랫폼 국내 정착 지원한다”...'리걸테크 TF' 가동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29일 리걸테크 TF 위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29일 리걸테크 TF 위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법무부가 '리걸테크 TF'를 발족했다. 법률플랫폼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 간 갈등이 악화일로인 가운데 리걸테크 플랫폼이 국내 법률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본격 지원한다.

법무부는 2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법률플랫폼 관련 제도 설계를 목표로 '리걸테크 TF'를 공식 발족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 TF는 검색·작성·분석 등 다양한 법률서비스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는 리걸테크 서비스의 국내·외 현황, 관련 규제, 해외 사례 등을 분석하고 국내 정착 지원에 나선다.

앞서 '로톡'과 정면 충돌하고 있는 대한변협이 “변호사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법무부가 일방적으로 TF를 구성했다”고 유감을 표명했지만 법무부는 이날 TF를 전격 발족했다. 다만 TF에는 법률플랫폼 합법성을 두고 격돌하고 있는 대한변협과 '로톡'은 배제됐다. 법부부는 법무실장을 팀장으로 학계·법조계·실무계 전문가로 TF를 꾸리고 대한변협, 로톡 등 법조계와 리걸테크 진영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대한변협은 “로톡이 비변호사의 변호사업 광고를 금지한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며 지난 5월 3일 변협이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고 법률플랫폼 이용 변호사에 대한 징계 조사에 들어갔다. 로톡은 “변협의 개정 광고규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는 등 맞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변협 징계 압박으로 올해 3월 말 3966명이던 로톡 회원 변호사가 약 1900명으로 급감하며 30일부터 로톡 서비스 중 하나인 '형량예측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이날 “로톡의 현행 운영방식은 변호사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첫 회의인 만큼 '로톡'을 포함한 리걸테크 전반에 걸쳐 이슈를 점검하는데 그쳤다. 법무부는 향후 월 1회 정도 TF 회의를 열어 리걸테크 산업이 국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로톡은 향후 헌법재판소의 판단 결과를 반영해 출시 10개월 만에 중단한 '형량예측 서비스'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리걸테크 산업의 발전은 국민의 법률서비스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법률시장 규모를 확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전문성·공공성을 바탕으로 하는 변호사제도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TF 1차 회의에 직접 참석해 “리걸테크 산업이 국민에게 다변화된 법률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해 권익을 구제하고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산업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리걸테크 산업 발전에 기초가 되는 법·제도를 설계해달라”고 당부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리걸테크 산업 발전에 기초가 되는 법·제도를 설계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리걸테크 산업 발전에 기초가 되는 법·제도를 설계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