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주차장 시장에서도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플랫폼으로 중개하는 제휴 주차장 확대는 물론 운영 대행을 하는 직영 주차장 사업까지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가 주차장 운영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를 함께 공급하는 직영 주차장 사업에 주력하며, 주차장 시스템 구축·운영 시장의 포식자로 떠올랐다.
이에 기존 주차장 관련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칫 카카오모빌리티의 중소기업 시장 침범이라는 화두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30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해 에버랜드를 시작으로 코엑스, 서울대공원 등으로 직영 주차장을 확대했다. 최근에도 대형 공연장 등으로 사업 확장을 진행 중이다.
주차 사업은 플랫폼으로 주차장을 연결해 주고 결제 수수료를 받는 제휴 사업과 운영 전반을 대행하는 직영 주차 사업으로 나뉜다. 직영 주차 사업은 주차장 주인과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과 주차장 임대료를 내는 대신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 등이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용이 많은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주차장을 확대해 '카카오T 주차' 이용자를 늘릴 방침이다. 이용자를 늘리면 중소형 주차장 제휴는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주차 사업 확대는 다른 카카오 계열사에도 긍정적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주차설비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자동 출차 기능은 카카오페이와 연동된다. 주차비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이용료, 전자지급결제대행(PG) 수수료 등도 얻는 구조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차장 사업 확장 핵심은 주차 SW와 관련 클라우드 서비스다.
주차설비는 외부 업체와 협력하고 있지만,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플랫폼에 연동할 주차 SW는 자체 개발했다.
특히 주차 관련 데이터를 모두 클라우드에 저장한다. 데이터가 늘어나더라도 필요한 수요에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고, 기능 추가 등 유지보수도 쉽다.
클라우드 방식은 인터넷이 끊기면 주차설비가 번호판 인식 등 기본 기능도 수행할 수 없지만, 제휴업체의 락인효과가 크다. 로컬 서버를 구축하지 않기 때문에 계약을 해지하면 주차장 주가 시스템을 교체해야 한다.
이 때문에 관련 중소업체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주차장 중개를 넘어 HW를 포함한 주차장 솔루션 구축 시장 직접 진출을 우려하고 있다. 기존 주차설비 제조사들이 SW 경쟁력을 잃고, HW 납품 업체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차장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영 주차장을 지속해서 늘리고 플랫폼 지배력을 강화하면 기존 시장 플레이어들이 낮은 단가에 기능이 없는 깡통 주차설비만 납품하는 회사로 전락할 것”이라며 “중소기업 상생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모빌리티는 “(계약 시점부터) 8년까지는 카카오모빌리티와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클라우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며 “이후에는 클라우드 이용료를 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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