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정감사]김진표, "軍 같은 HW·SW 가지고도 미군처럼 스마트폰 활용 못해"

우리 군이 미군과 같은 스마트폰과 소프트웨어를 확보하고도 국방보안규정 때문에 이를 실제 전술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미군은 지난해부터 이를 군사 작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5일 열린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현재 육군본부 및 야전부대에서 시범운용 중인 스마트폰 1200대가 군사작전에 전혀 활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 스마트폰은 군 전용 업무망인 '아모스(AMOS·Army Mobile Office System)'가 탑재돼 있지만, 보안칩 등 하드웨어 방식 보안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으면 군사통제구역 반입조차 불가한 상황이다.

육군이 시범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삼성갤럭시 S20 기종이다. 여기에는 삼성이 자체 개발한 보안 프로그램 녹스(Knox)와 국정원이 인증한 KCMVP가 설치돼 한 개의 휴대폰을 통해 개인용은 물론 군사용 업무를 철저히 분리해 활용할 수 있다. 부대일정관리, 군사용 업무 결재, 군인끼리의 비공개 대화 등을 구현할 수 있으며, 보안이 중시되는 군사용 파일은 클라우드에서만 이용할 수 있을 뿐 개인 전화에 일절 저장되지 않게 설계돼 있다.

김 의원은 같은 형태의 스마트폰이 미군에서 작전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반면, 우리 군에서는 같은 상황에서 이를 사용하지 못하는 점을 꼬집었다. 특히 미군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 역시 갤럭시 S20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군이 사용중인 갤럭시S20 택티컬 에디션.
미군이 사용중인 갤럭시S20 택티컬 에디션.

삼성전자가 미군의 군사 작전용으로 개발한 '갤럭시S20 택티컬 에디션'은 갤럭시S20 제품을 기반으로 미군이 요구하는 사양과 기능을 갖춘 제품으로 일반 소비자에게는 판매되지 않는다.

내구성을 극도로 높인 케이스와 함께 군사용 소프트웨어 기능, 이중 암호화로 구성된 보안 기능을 넣었다. 6.2인치 OLED 디스플레이, 스냅드래곤 865, 12GB 램, 128GB 저장공간, 5G 지원, 후면 트리플 카메라 등의 사양을 갖췄다.

새롭게 추가된 각종 기능을 통해 군사작전을 지원한다. 야간투시경 장착 시 눈을 보호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를 꺼주는 '나이트 비전 모드', 전쟁터에서 부상자를 쉽게 찾도록 돕는 기능을 비롯해 전술공격 키트 등 다양한 응용프로그램도 실행할 수 있다. 또 모니터와 연결해 PC처럼 쓸 수 있는 '덱스' 기능, 미국 정부의 다양한 보안 표준을 충족하는 녹스(Knox)도 탑재했다. 장갑을 낀 채로 터치 화면을 조작할 수 있도록 자동 터치 감도 조정 기능도 적용됐다.

김 의원은 “지난해부터 미군은 한국군과 같은 삼성 휴대폰과 프로그램을 가지고 군사 작전용으로 사용 중인데, 실제 전장에서 전술공격은 물론 전쟁터에서 부상자를 쉽게 찾도록 돕는 기능을 넣어서 미군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국방부 장관은 국방보안업무훈령을 즉시 고쳐 육군의 목표처럼 스마트 강군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