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터가 기업의 혁신 해결사로 나선다. 스타트업의 혁신 모델을 발굴해 대·중견기업의 주력 분야와 연계하는 모델이 늘고 있다. 단순 위탁 운용에서 벗어나 액셀러레이터가 자기자본 출자를 크게 늘리며 책임투자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벤처투자가 진화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씨엔티테크는 이달 중으로 '한국타이어-씨엔티테크 제1호 모빌리티 스타트업 투자조합' 결성 총회를 완료하고 투자에 나선다. 총 30억원 규모로 결성되는 이 펀드에는 한국타이어가 20억원, 펀드 운용사인 씨엔티테크가 10억원을 출자한다.
펀드에는 별도의 추가 출자자(LP) 없이 한국타이어와 씨엔티테크가 펀드 전액을 출자한다. 펀드 운용사가 출자액의 3분의 1 가량을 자기자본으로 투자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통상 벤처펀드는 5% 안팎으로 운용사가 자기자본을 출자한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자기자본 출자 비중이 높은 만큼 투자에 대한 책임도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한국타이어와 시너지 가능성이 있는 타이어 및 관련 핵심산업 그리고 모빌리치 산업 전반을 집중 타겟 분야로 기업을 선별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씨엔티테크는 헥토그룹과도 20억원 규모 벤처펀드 결성을 마쳤다. 헥토그룹은 민앤지, 바이오일레븐, 세틀뱅크 등을 계열사로 보유한 회사다. 민앤지, 세틀뱅크 등 헥토그룹 계열사가 12억원을 씨엔티테크가 8억원을 출자했다. 마찬가지로 별도 재무적 투자자(FI) 없이 전략적 투자자(SI)와 운용사(GP)만으로 펀드 결성을 완료했다. 이 펀드는 헥토그룹 주력 분야인 바이오와 핀테크 기업을 집중 발굴한다.
두 펀드 모두 전략적 투자자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투자금 회수는 주력 투자자와의 인수합병(M&A)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투자받은 스타트업 역시 출자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해 사업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혁신 모델을 수혈하고자 하는 시도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계열사 자금을 투자할 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재무적 성과보다는 회사의 주력 사업과 연계한 전략 목적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이 혁신이 시급한 유통·건설 둥 전통산업 영역에서 이런 시도가 활발하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유통 분야를 중심으로, 호반건설은 계열 액셀러레이터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통해 건설업 관련 혁신 모델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 액셀러레이터를 보유하지 않은 한솔그룹, 대우건설, GS홈쇼핑 등도 외부 액셀러레이터와 협업을 통한 스타트업 발굴에 한창이다.
전 대표는 “외부에서 혁신 성장의 동력을 발굴하고 협업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오픈이노베이션”이라고 말했다.
<씨엔티테크 신규 결성 벤처투자조합 개요>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