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북쪽 평원이자 인류 최후의 전쟁이 일어난 종말의 상징 ‘아마겟돈’. 영화로도 익히 알려진 이름이다.
영화 아마겟돈 속 주인공 해리 스탬퍼(브루스 윌리스 분)는 텍사스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로 오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행성에 구멍을 뚫어 핵 폭탄을 심는 미션에 참여하게 된다. 소행성을 폭파시켜 지구와의 충돌을 저지하는 것을 목표다.
소행성 충돌은 인류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대한 위협이다. 6600만년 전 공룡이 지구에서 멸종된 것과 마찬가지로 인류 또한 언제든지 행성 충돌로 멸종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소행성 충돌을 대비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찾은 ‘지구 가까이 있는 물체’는 최소 2만 6000여 개. 이 중 4700개가 ‘잠재적으로 위험한 물체’로 분류된다. 위험 여부는 지름 500피트(약 150미터) 이상, 행성에서 470만 마일(약 750킬로미터) 이내를 지나가 부딪힐 경우 지구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나사는 이 같은 위험을 대비하고자 충돌우주선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다트(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DART)’로 명명된 이번 미션은 무인으로 운행된다. 내달 23일 오전 1시 20분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으로 발사될 예정이다.
나사가 시험 대상으로 지정한 소행성은 ‘디디모스’ 쌍성 중 하나인 ‘디모르포스’이다. 다트 우주선은 시속 약 2만 1700km로 날아가 디모르포스에 충돌한다. 이 충돌로 인해 디모르포스의 속도는 단 1%만 바뀐다. 그러나 이는 디모르포스가 궤도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몇 분 정도 변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시험 충돌은 이탈리아 우주국이 제공한 위성으로 발사한 온보드 카메라 ‘드라코(DRACO)’가 촬영한다. 위성은 충격을 기록해 지구로 다시 이미지를 보낼 예정이다.
이번 다트 미션을 주도하는 나사의 지구방위총괄부(Planetary Defence Coordination Office, PDCO) 소속 과학자 톰 스태들러는 “이번 실험은 소행성 충돌의 위험으로부터 지구를 방어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주에서 소행성의 움직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번째 시도이다”라고 설명했다.
다트 우주선이 충돌하면 밝은 빛과 함께 엄청난 먼지가 날릴 것으로 예상된다. 몇 년 후, 먼지가 가라앉으면 유럽우주국(ESA)이 발사하는 헤라 탐사선이 도착해 디모르포스에 미친 영향을 평가할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