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엔 있고 아이폰엔 없다?...아이폰13이 놓친 것”

“안드로이드엔 있고 아이폰엔 없다?...아이폰13이 놓친 것”

애플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각) 한층 강화된 아이폰13 시리즈를 선보였다. 전문가급 동영상 촬영 기능, 120헤르츠(Hz) 프로모션 디스플레이, 1테라바이트(TB) 스토리지 옵션 등 다양한 스펙이 개선됐다.

'기대했던 혁신이 없다'는 의견과 '이 정도면 만족한다'는 의견이 갈린다. 소비자가 아이폰13 구매를 고민할 때 고려하는 것은 무엇일까? 사실상 새로운 기능보다는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기기가 무엇인지, 안드로이드 및 iOS 등 평소 어떤 모바일 운용체계(OS)를 선호하는지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최신 안드로이드 제품에는 장착된 기능이 아직 아이폰에는 도입되지 않았을 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IT 전문매체 씨넷은 최근 아이폰13이 놓친 일부 기능을 정리해 보도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경쟁 안드로이드 제품 또는 아이폰이 아닌 다른 애플 제품에 탑재된 기능이다.

◇ 상시표시형 화면(Always-On Display)

아이폰은 '올웨이즈온 디스플레이(AOD)'를 지원하지 않는다. 디스플레이가 꺼진 상태에서는 까만 화면 외에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다는 뜻이다.

최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대부분 AOD가 적용돼있다. 화면을 켜지 않아도 시간, 배터리, 알림 등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익숙해지면 상당히 유용한 기능이다.

비교적 단순한 기능임에도 애플이 아직 AOD를 도입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내년 아이폰14를 위해 '아껴두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술적으로 구현이 가능하지만 내년 교체 수요를 자극하기 위해 도입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AOD로 인한 배터리 소모가 부담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애플이 아이폰 배터리 수명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AOD를 구현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 애플펜슬 지원

애플은 현재 모든 '아이패드' 라인업에 애플펜슬을 지원한다. 다만 아이폰과 호환되는 애플펜슬은 없다.

큰 화면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이 점점 많아지는 만큼 최근 안드로이드폰은 단순 스마트폰을 넘어선 '패블릿(폰+태블릿)'을 만들어내고 있다. 삼성전자 최신 폴더블 '갤럭시Z폴드3'가 대표적이다. 기기를 펼치면 나타나는 7.6인치 대형 화면에 S펜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펜 경험은 특히 올해 시리즈 중 가장 큰 화면(6.7인치)을 가진 '아이폰13 프로맥스' 등에서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씨넷은 “(애플펜슬 지원은) 6.1인치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을 구분 짓는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라며 “프로맥스의 더 큰 화면을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역방향 무선충전

삼성 갤럭시S10에서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을 활용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 갤럭시S10에서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을 활용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아이폰13에서는 배터리 공유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역방향 무선 충전은 특히 무선 이어폰,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함께 이용하는 사용자에게 유용하다. 아이폰의 배터리를 다른 무선 충전 지원 기기에 나눠줄 수 있기 때문. 사용자는 에어팟 등 다른 기기를 아이폰 뒷면에 올려 충전할 수 있다.

애플은 배터리 공유 기능을 다소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에 해당 기능이 적용될 것이란 전망은 지난 2019년부터 반복적으로 제기됐으나 현재까지 실현되지 않은 상황이다. 올 초엔 맥북으로 여러 애플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특허 등이 공개되며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아이폰13에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맥북으로 다른 애플 기기를 무선 충전하는 애플 특허 이미지 일부. 사진=미국특허청
맥북으로 다른 애플 기기를 무선 충전하는 애플 특허 이미지 일부. 사진=미국특허청

삼성은 2019년 갤럭시S10부터 역방향 무선 충전 코일을 탑재해왔다. 최신 갤럭시S21 시리즈, 구글 픽셀5 등 최신 안드로이드 기기 또한 모두 배터리 공유 기능이 장착됐다.

◇ 다른 폰들은 접는데...'폴더블 아이폰' 나올까

애플은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관련 기술 특허를 출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출시일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최근 3세대 폴더블 '갤럭시Z플립3' 등을 출시한 삼성을 필두로 폴더블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 모토로라, 화웨이, 샤오미 등도 잇따라 시장에 진입했다. 자체 스마트폰 신작 '픽셀6' 공개를 앞둔 구글은 지난 2년 동안 폴더블폰 '픽셀 폴드'를 개발해오고 있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폴더블의 장점은 뚜렷하다. 화면은 키우고 휴대성은 지킬 수 있다는 것. 애플도 현 상황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개발 중으로 알려진 폴더블 아이폰은 두 종류로, 삼성 갤럭시Z폴드 같이 좌우로 접는 형태와 갤럭시Z플립 같이 위아래로 접는 클램쉘(조개껍데기) 형태다.

출시 시점은 2024년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애플 전문가 밍치궈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초 폴더블 아이폰이 “아직 초기 단계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애플이 여전히 관련 기술과 양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시장 출시까지 최소 2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