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등 공공부문에서도 노동자들 부당하게 해고한 후 정부의 구제명령을 거부하고 국민 세금으로 이행강제금을 납부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공공부문의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 및 구제명령·이행강제금 현황'자료에 따르면, 공공부문 사업장에 대한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은 567개소, 1553건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7년 223건·92개소, 2018년 320건·123개소, 2019년 383건·125개소, 2020년 382건·127개소), 올해 7월까지 245건·100개소) 등이다.
이 가운데, 공공부문 사업장에 대한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이 인정된 건은 2017년 79건, 2018년 91건, 2019년 91건, 2020년 106건, 2021년 7월까지 68건으로 총 435건이었다.
근로기준법 제33조는 구제명령을 받은 후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2천만원 이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구제명령 미이행 사업장에 최대 2년간 네 차례에 걸쳐 부과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공공부문 사업장 68개소는 부당해고 또는 정직·감봉 등 노동자 123명에게 부당한 처우를 내린 후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고 총 22억원의 이행강제금을 납부했다.
더욱이 최근 5년간 이행강제금이 네 차례에 걸쳐 부과·납부된 공공부문 사업장은 9개소로 남부금만 5억 5000만원이었다. 이 중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위원회 국정감사 대상기관인 근로복지공단도 포함됐다. 공공부문에서도 거부하는 부당해고 등의 구제명령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는 민간에서 더욱 심각다. 최근 5년간 부당해고 등의 구제명령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는 총 3293건(5086명), 403억 6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부과된 이행강제금 대비 납부액은 33.8%에 그쳐 부당해고에 대한 복직을 비롯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도 않으면서 부과된 이행강제금마저 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윤준병 의원은 “부당해고는 노동자들의 생계와 일상생활을 정당한 이유 없이 하루아침에 망가뜨리는 일인 만큼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통해 부당해고가 인정되면 복직 등의 이행방안들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도 아닌 공공부문에서조차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구제명령을 거부하고 이행강제금으로 대신하는 현 상황 속에서 어느 민간기업이 부당해고 구제명령에 따를 수 있겠냐”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노동위의 명령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행강제금 제도가 악용되지 않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며 “구제명령이 이행될 때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 제33조 제5항의 후단을 삭제하는 방안과 함께 기업 규모·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강제금을 차등화하는 등 원천적으로 부당해고를 근절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