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 스타트업 '파이어킴', 대기업 러브콜 쇄도

산업 고도화로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는 가운데 스틱형 자동소화기를 개발한 국내 소방방재 스타트업이 관심을 끌고 있다. 2015년에 설립된 파이어킴은 최근 각 분야의 국내 대표 기업들과 제품 공급 및 기술협력을 맺고 있다. 자체 개발한 '자동소화기'의 독창적인 기술력 때문이다. '파이어킴'이 개발한 자동소화기는 화재 발생 시 열을 자동으로 감지·흡수해서 소화약제(Novec 1230)를 자동 방출하는 방법으로 화재를 진압한다. 특히 기존 소화기들은 금속으로 된 압력용기를 사용했지만 이 회사는 폴리머를 적용, 스틱(stick) 형태로 만들었다. 소화기처럼 보이지 않는 게 강점이다. 형태 변경이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작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특히 무게에 민감한 완제품인 자동차, 드론 등에 적용할 수 있다. 회사는 폴리머 용기를 만들 수 있는 공정기술로 자체 개발하고, 직접 생산체제도 갖췄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으로부터 성능인증을 받았으며, 미국 소방검정공사의 UL인증도 진행 중이다.

김병열 파이어킴 대표가 자사가 개발한 자동소화기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김병열 파이어킴 대표가 자사가 개발한 자동소화기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김병열 파이어킴 대표는 “국내 자동차 제조사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소화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LG화학, 포스코, 현대차와 협업하고 있다”면서 “유통, 통신, 건설, 골프업계 등 다양한 산업에서 실증 테스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자동소화기 관련 특허만도 국내외 22건에 이른다. 해외에는 미국, 일본 유럽, 중국, 인도 등에 상표 및 디자인 기술특허를 등록 및 출원했다.

파이어킴이 주목하는 시장은 전장부품 분야다. 전기차 시장 성장이 지속되면서 화재 관련 이슈도 확산하고 있다. 2020년 한 해에만 전기차 화재로 인한 리콜 대수가 20만대에 이른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를 막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 등이 개발되고 있지만 상용화 단계까지는 앞으로 10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체와의 배터리소화시스템 개발이 차질없이 이뤄진다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다. 회사는 이미 글로벌 화학소재 기업 H사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어킴의 자동소화기 제품. 기존의 소화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형태 변경이 자유롭고 가벼운 것이 장점이다.
파이어킴의 자동소화기 제품. 기존의 소화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형태 변경이 자유롭고 가벼운 것이 장점이다.

파이어킴은 올해 국내 인라이트벤처스, 기술보증기금 등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금은 배터리화재 테스트 방폭 관련 설비 마련 및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시설 투자, 전문 인력 확보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내년 초에는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를 위한 시리즈B 라운드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속적 투자와 사업 확장을 통해 2027년께 제조 분야 최초의 유니콘 기업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