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한 음료가 도착했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13일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에서 만난 KT 인공지능(AI) 서빙로봇이 주문 고객 앞에 도착하자 한 말이다.
KT AI 서빙로봇은 배달 장애물이 될 수 있는 지하상가 통행로 내 북적이는 인파 사이에서도 주저하지 않았다. 음료를 실은 서빙로봇은 스스로 가장 합리적인 경로를 짜서 이동한다. 경로 내 사람이 있으면 장애물로 인지해 알아서 피해 가거나 '잠시만 지나갈게요'라는 수신호를 스스로 말하며 주저 없이 배달 장소에 성공적으로 도착했다.
이날 열린 '2021년 AI·5G 기반 서비스로봇 융합모델 실증사업' 출범식에서는 KT AI 서빙로봇을 비롯해 로봇을 활용한 물류 배송과 방역 등 첨단기술이 총출동했다.
가장 먼저 시연에 나선 KT AI 서빙로봇은 100% 자율주행 기능 외 무게 감지 기능을 통해 주문 고객이 음식을 수령하면 로봇이 자동으로 대기장소로 이동한다. 서빙로봇 안에 제조된 음료를 넣는 것 외에 사람이 직접 개입할 필요가 없다.
KT기가 지니 AI 기술을 활용해 음성으로도 명령할 수 있다. 설정 명령어로 서빙로봇을 깨우고 '서빙 시작해줘' 등을 말하면 곧바로 응답과 함께 서빙로봇이 움직였다.
자율주행 로봇 전문기업 트위니(대표 천홍석·천영석)가 개발한 추종형 로봇 '따르고'도 만나볼 수 있었다. 물류 운송에 최적화된 따르고는 별도 장치 없이 인지한 대상을 따라다녀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물 흐르듯 부드러운 이동 모습을 보여주던 따르고가 갑자기 속도를 줄여 멈추기도 했다. 추종 대상인 보행자가 걸음을 멈춘 것을 감지한 결과다.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복잡한 상황에서도 추종 대상을 놓치지 않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 지하상가 또 다른 공간에서는 로봇이 스스로 방역 활동을 통해 수행하고 있었다.
도구공간(대표 김진효)이 개발한 방역 전문 로봇으로 UVA·UVC 램프를 탑재해 자외선 살균을 이용한 방역 활동이 가능하다. 분사 모듈을 통해 소독액도 스스로 분사한다.
방역 로봇은 정해진 스케줄대로 자동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종료할 수 있으며 자율 주행 기술을 이용해 스스로 위치를 인식하고 작업 경로를 따라 장애물을 회피하며 움직였다.
관제 시스템과 연동한 원격 제어 업무가 가능해 시간과 관계없이 안전하고 꼼꼼하게 방역 활동을 할 수 있다.
천영석 트위니 대표는 “이번 실증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됐던 지하상가에 서비스 로봇이 소상공인들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