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상장 절차에 재돌입했다. 이틀간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상장이 두 차례 연기되면서 가라앉은 분위기를 전환하고 성장성을 입증하는 것이 흥행 관건이다.
20일 카카오페이는 이틀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22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다.
희망 공모가는 6만~9만원이다. 공모를 통해 최대 1조5300억원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카카오페이 예상 시가총액은 7조8000억~11조7000억원이다.
카카오페이는 공모가 확정 후 오는 25~26일 일반 청약을 받은 뒤 다음 달 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은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4곳의 증권사를 통해 할 수 있다. 25~2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청약이 가능한다. 단 청약 첫날인 온라인 청약의 경우 오후 10시까지 가능하다.
카카오페이는 특히 국내 IPO 사상 처음으로 일반 청약자 몫 공모주 물량 100%를 균등 배정한다. 모든 청약인원에 대해 균등하게 배정하기 때문에 최소 청약 수량인 20주만 청약하면 모두 같은 수량의 주식을 받는 구조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가 금융당국 규제 걸림돌을 일단 해결했다고 보면서도 상장 이후 성장 가능성을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카카오페이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중개에 해당된다는 지적을 받고 2주 안에 서비스 개편을 빠르게 완료한 바 있다.
누적 가입자 수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3650만명이다. 만 15세 이상 국민 10명 중 8명이 이용하는 금융 플랫폼을 구축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2000만명(6월 기준 1990만명)으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
결제, 송금 등 높은 트래픽을 일으키는 서비스를 기반으로 투자, 보험, 대출, 자산관리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일단 카카오페이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규제 이슈가 있지만 이로 인한 금융서비스 중단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높은 이용자 충성도, 카카오톡 플랫폼에 근거한 네트워크 효과 및 빅데이터 경쟁력을 보유했다”면서 “공모자금을 통해 증권 리테일, 디지털 손해보험사 자본 확충, e커머스 파트너십, 핀테크 인수합병(M&A) 등으로 경쟁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금융소비자보호법 등과 같이 핀테크 시장 성장에 따른 사회적 책임과 소비자 보호 이슈가 제기되나 증권·보험 라이선스를 직접 취득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어 중장기 규제 리스크에서 자유롭다”고 분석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