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4강 경선이 중반에 접어들면서 3:1 구도가 그려지고 있다. 윤석열 후보의 말실수가 계속되면서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후보가 대선후보 자격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입당 당시만 해도 야권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로 주목받았던 윤 후보지만, 경선이 진행될수록 점차 수세에 몰리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20일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말 실수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하고자 했던 말은 각 분야 전문가 등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해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전두환 정권시절 김재익 경제수석이 '경제 대통령' 소리를 들었던 것처럼 유능한 인재 기용을 강조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9일 윤 후보는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해 질타를 받았다.
여야는 물론 특히 함께 경선을 치르고 있는 홍·유·원 세명의 후보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았다. 홍 후보는 “아무말 대잔치를 넘어 망발에 가깝다”고 평했고, 유 후보측 역시 “전비어천가가 역겹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그동안 경선과정에서 홍·유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윤 후보에 대한 공세가 약했던 원 후보도 이번엔 문제를 지적했다. 원 후보는 “아무리 좋게 받아들여도 큰 실언이고 솔직히 본인의 역사의식과 인식의 천박함을 나타내는 망언”이라며 윤 후보에 대해 자기참회와 자기교정의 과정을 밟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빠른 해명을 통해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쉽게 가라않지 않는 분위기다. 말실수가 반복되면서 영향이 누적된 이유가 크다. 앞서 윤 후보는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 발언을 해 당과의 갈등을 드러낸 바 있다. 이 때부터 당 신입인 윤 후보와 당 터줏대감 역할을 해 온 세 후보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캠프 영입경쟁에서도 밀리는 모습이다. 2차 컷오프 이후 컷오프 후보 영입을 위해 홍 후보 캠프와 벌인 경쟁이 대표적이다. 특히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서는 홍 후보와 윤 후보측 모두 러브콜을 보냈지만, 최 전 원장은 홍 후보를 택했다.
최근 '고발사주' 의혹 관련 제보자인 조성은씨의 녹취록이 공개된 점도 부담이다. 정치권은 윤 후보 부인과 장모 문제에 더해 고발사주 의혹까지 터지면서 본선에서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여지가 많다고 보고 있다. 최 전 원장이 홍 후보를 택했던 이유 역시 윤 후보가 본선에서 넘어야 할 의혹이 많다는 점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 후보측은 고발사주 녹취록 관련 “오히려 관련성이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윤 후보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의원은 “녹취록 전문을 보니 그 동안 조성은과 여권의 의혹 제기가 거짓임이 드러났다”며 “고발이 되지도 않았고 사후적으로 챙기지도 않았다. 총장이 사주하지 않았다는 강력한 반증”이라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