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가 초읽기를 시작했다. 21일 오후 4시 전후 발사가 유력하다. 1.5톤 위성을 실어 우주 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발사체다.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유럽,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세계 7대 발사체 기술 보유국 반열에 오른다.
청와대는 누리호 발사에 대해 △대기업뿐만 아니라 우주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이 참여해 우주산업을 육성하는 기회가 됐다는 점 △후속 발사체 성능을 고도화해 달착륙선 발사 등을 추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 등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2021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21일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드디어 발사된다”며 “정부는 고체 발사체 기술의 민간 이전을 비롯해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기술 확보와 민간 우주산업 육성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 분야 민군 협력사업의 투자 규모를 확대, 소재·부품·장비 자립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누리호는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종합조립동에서 모든 조립을 끝내고 20일 오전 7시께 무진동 트랜스포터에 실려 나로우주센터 제2 발사대로 이동했다. 12시경 발사 패드 위에 수직으로 세워졌고 오후 4시, 추진제와 전기를 공급하는 엄빌리칼을 연결했다. 연료와 산화제는 21일 충전된다. 발사 시각은 약 1시간 30분 전에 발표된다. 변수가 발생하지 않으면 오후 4시 전후가 유력하다.
누리호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속하는 600∼800km 고도에 투입할 수 있다. 75톤급 액체 엔진 4기가 '클러스터링'으로 묶인 1단부, 추력 75톤급 액체 엔진 1기가 달린 2단부, 추력 7톤급 액체 엔진이 달린 3단부로 구성됐다. 시험 발사엔 실용위성이 아닌 위성 모사체(더미)가 탑재된다.
성패 여부는 발사 이후 16분 내에 판가름 나고 30분경 확인할 수 있다. 1단 엔진은 고도 59㎞, 2단 엔진은 258㎞에서 분리된다. 2단 로켓 분리 이후 3단 로켓이 점화되고 고도 700㎞까지 올라가 위성 더미를 궤도에 진입시키면 최종 성공 판정을 받는다. 기상 상황이 악화하거나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면 발사일은 22일∼28일로 변경된다. 내년 5월 19일로 예정된 2차 발사는 1차 발사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예정대로 진행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