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국내 배터리 3사가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미국 진출을 결정하면서 소재·부품·장비 업체들도 바빠지고 있다.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 및 공급 안정화를 위해 현지 조달 체계를 구축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소·부·장 업계도 미국 진출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북미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미 현지 공급망 구축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SDI는 양극재 등 핵심 소재 기업에 미국 동반 진출을 제안하고 있다. 이 사안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협력사들에 미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면서 “합작사 설립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SDI는 최근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세계 3대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북미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삼성SDI의 첫 미국 공장이다. 회사는 스텔란티스 외에도 추가 투자 및 합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미국 진출을 본격 개시하면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배터리 소재 공급망(SCM)을 현지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SDI에 앞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은 이미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인 상황. 대형 고객사인 배터리 3사가 미국 투자를 본격화하자 소부장 업체들도 미국 현지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양극재, 음극재, 동박 업체 등 핵심 소재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미국 진출이 주목되는 회사는 에코프로비엠이다. 에코프로비엠은 2025년 내로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의 협력사다. 양사는 국내 합작사를 설립했다. 오는 21일 준공된다. 준공식에서 추가 협력 방안으로 미국 투자가 발표될지 관심이 쏠린다.
코스모신소재도 미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모신소재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곳이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미국 투자가 결정되면 첫 해외 생산기지를 갖게 된다.
포스코케미칼, 일진머티리얼즈도 미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내년 진출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며, 일진머티리얼즈는 일괄 제조시설을 구축할지 후공정 가공(슬리팅) 공장만 세울지 살피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양·음극재를, 일진머티리얼즈는 음극 집전체로 사용되는 동박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미국은 중국, 유럽과 함께 손꼽히는 세계 3대 전기차 시장 중 하나다. 특히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해 자국 생산 우선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미국 현지 진출이 늦어지면 시장 진입 및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으로, 배터리 소부장 업체들도 미국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