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일상생활 속 소비패턴에서 겪는 가장 큰 변화는 모바일 플랫폼 혁신과 비대면 결제 보편화를 꼽을 수 있다. 해외직구와 온라인 중고거래 등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에도 큰 관심이 모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온라인 쇼핑거래액 규모는 2019년 135조원, 2020년에는 159조원을 넘어 올해는 19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히 온라인쇼핑 전성시대라고 할만 하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온라인플랫폼 기반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 이면에는 스마트폰 보급 대중화와 전자지급결제 제도 이용의 보편화가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디지털 경제 가속화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통시장이 급성장하고 구조도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등 전자상거래 시장의 규모와 영향력은 공룡처럼 커졌다. 하지만 이를 규율하는 입법논의는 매우 늦은 상황이다. 환불·취소·교환·불완전 판매 피해에 관한 소비자 보호 제도 마련도 매우 미흡하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온라인거래 소비자 피해접수 건수는 △2016년 1만331건 △2017년 1만2601건 △2018년 1만3648건 △2019년 1만5898건 △2020년 1만6974건으로 5년 연속 꾸준히 늘었다.
공정위원회에서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서둘러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형식으로 준비했지만, 판매자와 구매자 간 신속한 분쟁 해결에만 중심을 둔 나머지 소비자단체와 업계 등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이에 지난 3월 전자상거래 등에서 소비자보호 전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하여, 국민권익을 두텁게 보호하고 혁신 스타트업에 과도한 부담을 줄이는 중재입법안을 마련했다. 이후 5건의 의원입법안이 차례로 추가 발의되면서 국회입법 논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도 한층 무르익고 있다.
소관상임위인 정무위원회에서 연내 심의와 통과가 이뤄져 전자상거래 상에서 소비자들이 피해구제를 신속하게 받게 되길 바란다. 아울러 법 제정을 통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혁신 효과가 나타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첫째, 정부기관의 과도한 규제 비판여론을 잠재우고 규제의 부작용도 최소화되기를 바란다.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으로 혁신스타트업 발전의 싹마저 없애려한다는 일부 업계 우려가 있지만, 소비자 보호를 통한 국민권익증진이라는 당위적 측면에서 최소한의 룰과 합의점을 만들어가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둘째, 전자상거래상 개인정보 노출을 최소화해 소비자보호에 힘써야 한다. 온라인플랫폼 거래상에서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노출 우려를 해소하고, 개인정보가 악용될 가능성을 없애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 최근 유행하고 있는 C2C(소비자간 거래)가 지역 기반 플랫폼인 점을 감안할 때, 이와 같은 개인정보 노출 우려를 줄이고, 범죄에 악용될 위험성도 낮출 필요가 있다.
셋째, 무질서에 대해 규율은 하되 스타트업의 혁신성은 보존해줄 필요가 있다. 현재 대다수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광고료 수익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맞춤형 광고를 원천적으로 규제하는 것보다는 소비자의 광고 선택권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과도한 침해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입법과정에서 세밀한 논의를 통해 플랫폼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보호하면서 새로운 스타트업 등장과 혁신성까지 장려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또 에스크로제도(구매자와 판매자간 신용관계가 불확실할 때 제 3자가 중개하는 매매 보호 서비스)를 의무사항이 아닌 선택사항으로 변경하면서 소규모 플랫폼 운용업자들의 운영비 부담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게 고려할 사안이다.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 제정을 통해 국민권익이 두텁게 보호되길 바라며 그 과정에서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 의견도 충분하게 상호소통되며 보완이 되길 바란다. 국회 정무위원으로서 디지털 경제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요구되는 국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다짐한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winneryk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