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한여름 차안 온도 낮추는 투명소재 개발...탄소중립 실현 기여

페인트처럼 쓰기 쉽고 복사냉각 우수
투명 소재로 만들어 '가시성'도 확보
태양전지 등 외부노출 전자장비에 적용
효율성 높이고 에너지 절약에도 도움

한양대 기계공학과 김동립 교수
한양대 기계공학과 김동립 교수

한양대가 한여름 차 안이나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는 투명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복사냉각 메타물질로 이 기술을 적용하면 한여름 자동차나 건물 내부 온도를 낮춰주고, 태양전지 표면 온도를 낮추면서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는데 기여할 기술로 기대가 높다.

김동립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팀(이강원 석박사통합과정)은 최근 우수한 냉각성능에 페인트처럼 바르기 쉬운 투명 메타물질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존 불투명한 복사냉각 소재는 물체 표면에 바르면 가시성 확보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실리카 에어로겔 마이크로입자와 광조절 소재를 유연한 탄소중합체와 복합화해 투명하면서도 우수한 복사냉각 성능을 가진 메타물질을 개발했다.

한양대 이강원 석박사통합과정
한양대 이강원 석박사통합과정

김 교수팀은 실험으로 투명 복사냉각 메타물질을 이용하면 실내 온도가 최대 9도까지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태양전지 온도상승을 크게 낮춰 태양전지의 전기변환 성능을 1.5배 이상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밝혔다.

태양전지는 야외에서 햇빛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일반적으로 햇빛을 많이 받을수록 좋다고 생각하지만, 전기로 변환되지 못하고 남은 햇빛이 열로 바뀌어 태양전지 온도를 높이고, 뜨거워진 태양전지 성능은 크게 떨어진다.

김동립 한양대 교수는 “기존의 복사냉각·단열 물질은 빛을 반사하기 위해 불투명하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필요한 자동차 유리나 건물 등에 적용하기가 어려웠다”라며 “메타물질을 바르면 가시광선은 투과시키고 열을 주로 발생하는 적외선은 잘 방출할 수 있어 투명한 유리 특성을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연구그림(투명 복사냉각 메타물질)
한양대 연구그림(투명 복사냉각 메타물질)

김 교수팀은 나노 기술을 활용해 신소재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여름에는 더 시원하고, 겨울에는 더 따뜻해질 수 있는 유리를 개발하고 있다. 메타물질을 이용해 유리를 제작할 경우, 태양열에 의한 실내온도 상승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

자동차 유리는 물론이고 건물 외벽 유리, 건축 분야 신소재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또 태양전지를 비롯해 외부에 노출되는 전자장비 등 산업 공정에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기는 기술로도 기대된다.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효율을 높이고, 실내온도 관리에도 용이해 냉·난방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김동립 교수는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현 시점에서 이번 성과가 일상 생활에 적용될 수 있다면 에너지 절약과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을 받아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