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가 상장한 가상자산 '폴리곤(MATIC)' 오입금 사태와 관련 해당 투자자들이 업비트 측에 복구 이외에도 추가 보상안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실시간으로 시세가 변동하는 가상자산 특성상 오입금된 코인을 그대로 돌려받더라도 손해가 막심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폴리곤 오입금 피해자 단체는 최근 업비트 측에 보상안을 제시하며 취합된 오입금자 리스트를 전달했다. 이들이 제시한 보상안은 △복구 시 입금수량의 30%를 추가 지급하거나 △복구 시 상장일 최고가의 70% 보장 △복구시점까지 오입금 가상자산 수량의 5%를 매일 가산해 달라는 것이다.
폴리곤은 지난 15일 업비트에 신규 상장된 가상자산이다. 이날 시가 1350원으로 시작해 5000원에 최고가를 찍었다. 통상 가상자산은 상장일에는 가격이 뻥튀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후 가격은 절반 이하로 급락해 이후 꾸준하게 1800원대를 유지 중이다. 따라서 이들의 보상안은 현재 거래가의 두 배 상당을 요구하는 셈이다.
이번 사태는 가상자산 전송 특성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가상자산 폴리곤은 서로 다른 이더리움과 폴리곤 메인넷에서 두 종류가 있는데, 업비트가 지원하는 이더리움(ERC-20) 체인이 아닌 폴리곤 체인 주소로 입금한 투자자가 다수 발생했다. 이더리움 체인 전송에 비해 폴리곤 체인 전송이 수수료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이 경우 폴리곤 네트워크로 전송한 가상자산은 복구가 매우 힘들어진다. 해당 주소에는 보안상의 이유로 프라이빗키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업비트가 꺼내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는 외국에 소재한 임의의 은행으로 돈을 오입금한 사례와 유사하다. 계좌번호는 같지만 은행이 달라 엉뚱한 주소로 돈이 입금된 것이다. 양 국가 및 금융기관 사이에 사전 협정을 맺지 않았다면 이런 오입금 사례는 돌려받기 어렵다.
2017년 10월 출범 이후 업비트에서 발생한 오입금 복구 요청은 지난 4년 동안 4만2033건(2021년 6월 기준)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1493건(7%)를 제외하고는 모두 복구가 이뤄졌다. 복구 지원이 불가능한 7%의 오입금 상당수는 이번 사례처럼 디지털 자산의 블록체인을 차용한 토큰 주소로 오입금된 경우다.
오입금 피해를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용자가 소량의 가상자산으로 입금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해당 디지털 자산 주소 체계 및 체인(네트워크) 종류를 필수로 확인 후 입금하면 오입금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만약 오입금 발생이 우려되면 출금 거래소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사태에서 업비트는 폴리금 입출금 란에 ERC-20로 입금하라는 안내를 표시했다. 다만 오입금 투자자들은 예상 가능한 실수를 방지하기에는 업비트 안내가 부족했다는 입장이다.
업비트 측은 “해당 유형의 오입금은 복구가 불가능하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폴리곤 프로젝트 팀과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구제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오입금 구제 대상 회원에게 개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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