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산업 전반적으로 업무 디지털화가 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제조업 종사자에게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온다. 제조업계 특성상 업무 대면이 불가피하고 근로자 간 접촉을 막기 위해 공장 운영을 멈추게 되면 전반적인 생산 라인이 마비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등으로 야기된 공장 폐쇄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떠오른 답이 자동화다. 실제로 국내외의 많은 기업이 앞다퉈 공장 자동화를 서두르고 있다. 제조용 로봇을 통한 산업부문 자동화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글로벌 로봇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제조업 내 다양한 산업에서의 로봇 활용이 저조하다. 국내 산업별 로봇 활용 추이를 살펴보면 전기 및 전자기기 제조업, 운송장비 제조업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가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데는 협동로봇 시장의 낙망과 달리 아직 잠재 고객들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덜 되어 있는 듯 싶다. 제조업계 종사자들이 품는 협동 로봇에 대한 오해를 풀어 보고자 한다.
첫째 협동 로봇은 복잡하고 규모가 큰 작업을 위한 것이라는 오해이다. 협동 로봇을 조립 라인에서 느리게 움직이는 커다란 상자 정도의 이미지로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 협동 로봇은 그 특유의 유연함으로 아주 단순한 작업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산출 규모와 관계없이 포장, 운반, 나사 조임, 접착, 도포, 용접 등 반복적이고 수동적이며 사람에게 몹시 고단한 공정 어느 곳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협동 로봇은 떡집에서도 활용된다. 실제로 부산의 한 떡집은 협동 로봇을 도입, 떡 평탄화 작업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몹시 고된 단순반복적 업무를 하던 떡집은 협동 로봇을 도입, 좁은 주방에서도 성공적으로 공정을 자동화하여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둘째 협동로봇은 일자리를 감소시킨다. 오랫동안 제조 업계에서는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생각이 팽배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로봇은 힘들고 반복적인 일에서 작업자를 해방시키며 작업자가 좀 더 흥미롭고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협동 로봇은 오히려 일자리를 창출한다. 로봇으로 인해 생산성이 증가한 회사는 보통 직원을 추가로 고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덴마크의 트렐레보리 실링 솔루션스는 세계의 경쟁 업체들로부터 자사 시장 점유율을 점점 빼앗기고 있던 상황에서 유니버설로봇의 협동 로봇을 도입, 생산 라인 전체를 최적화했다. 모든 면에서 효율을 높일 수 있었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50명의 직원도 추가로 고용하는 효과를 거뒀다.
셋째, 로봇 자동화는 비싸다. 이 오해는 어느 정도 진실이다. 하지만 모든 로봇이 그런 것은 아니다. 협동 로봇에 대한 초기 투자 비용은 기존 로봇 대비 20%, 평균 투자 회수 기간은 6~8개월 정도로 짧다. 협동 로봇은 설치를 위한 인프라 변경이 요구되지 않기에 최소한의 투자로도 충분히 공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 생산 라인 상황에 따라 재배치가 가능해 한 대만 투입하더라도 그 활용도가 높다.
협동 로봇을 통한 공정 자동화는 값비싼 산업용 로봇을 대체하고, 3D 직종에 대한 기피 현상을 해결한다. 노동 가능 인구 감소의 문제도 풀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히 로봇이 새로운 기술이며 전망이 좋은 기술이란 정도의 이해에 머물고 있다. 매번 국내 전시회에 참가할 때마다 제조업 관계자로부터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3가지 질문에 대한 오해를 풀고 협동 로봇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노동자 삶의 질을 개선했으면 한다.
이내형 유니버설로봇 대표 grle@universal-robo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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